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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바름상조, 예인라이프, 둥지, 파인라이프, 베젤 등 5곳이 경영난 등의 이유로 문을 닫았다. 올해들어서도 1분기에만 미소도움상조, 건국상조, 다원상조, 부경상조 4곳이 폐업했고, 케이웰라이프는 위드라이프그룹에 흡수합병되면서 등록 말소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등록 상조업체는 158개다. 2010년 337개사였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떨어져 나갔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유예됐던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할부거래법)' 개정안의 시행이 8개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개정된 할부거래법은 내년 1월25일을 기점으로 시행된다.
주요 내용은 상조회사의 법적 자본금을 기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하는 것. 부실 운영 위험이 있는 영세 상조 업체의 난립을 막아 소비자 피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기존에 등록된 모든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내년 1월25일까지 자본금을 15억원 이상으로 늘려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다시 등록해야 한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상조 회사들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보니 자본금 증액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며 "할부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앞둔 올해는 폐업하는 업체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본금이 15억원을 넘는 상조 회사는 20곳에 불과하다. 결국 전체의 90% 정도인 140여곳이 시장 퇴출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상위권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도 지난해 12월말 상조업체의 주요 정보를 공개하면서 "대형 상조업체의 회원수와 선수금 규모는 증가한 반면 소규모 업체의 자진 폐업은 늘어나는 등 대형 업체 위주로 상조시장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상위권 상조회사들은 폐업하게 될 업체들을 인수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선수금의 50%를 예치하지 않고 경영자가 쌈짓돈으로 생각해 맘대로 써버린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미래상조119 대표 송 모씨는 2012년 8∼10월 자신이 인수한 상조업체 2곳의 회원 3200여명의 선수금 9억6000여만원을 신규 회사 인수 등에 사용해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상위권 상조업체 한 관계자는 "폐업할 업체를 인수할 경우 회사 규모는 커질지 모르지만 실속은 없다"며 "실속도 못 차릴뿐 아니라 고객 신뢰까지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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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폐업한 상조회사들은 대다수가 자본금이 부실한 영세 업체들이었다. 이런 탓에 시장 정체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곧바로 문을 닫는 사례가 빈번했다. 소비자 피해도 속출했다.
소비자들은 돈을 내고도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미 낸 돈도 법으로 보호되는 50%의 보상금이 전부였다. 그나마 50%의 보상금이라도 건지면 다행이었다. 그조차도 못받는 사례가 많았다.
현행 할부거래법은 상조 회사가 의무적으로 소비자로부터 납입 받은 선수금의 50%를 금융기관과 공제조합에 위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상조업자가 돈을 떼먹을 목적으로 작정하고 예치하지 않았다면 납입금을 몽땅 날리게 된다. 업계에서는 피해자 수가 전체 상조 가입자의 20%인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공정위가 지난해 53개 상조 회사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8개 업체에서 선수금 보전 의무 위반이 1만6000여건, 미보전 선수금이 28억7000여만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상위권 상조업체 관계자는 "회사를 인수하면 상조 계약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승계하게 된다"며 "소규모 업체들은 납입금을 적법하게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런 위험 부담을 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달 8일부터 상조업체 폐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는 폐업한 상조업체의 소비자가 추가 비용부담 없이 50%의 보상금만 납부하면 종전 가입상품과 유사한 내용의 상조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경우라이프, 교원라이프, 라이프온, 좋은라이프, 프리드라이프, 휴먼라이프 등 6개 상조업체가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