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시작 20분 전 10여명 비정규직 노조원 행사장 진입"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없이는 정상화 논의할 수 없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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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이 인천 부평공장에서 오늘 오전 진행하기로 했던 경영정상화 기자간담회를 전격 취소했다. 행사 전 예상치 못하게 들이닥친 비정규직 노조원 10여명이 간담회 참석을 요구하며 시위를 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14일 오전 10시부터 인천 부평공장 홍보관 대강당에서 배리 엥글(Barry Engle)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 데일 설리번(Dale Sullivan) 한국지엠 마케팅부문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100여명에 달하는 기자들은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 의지를 듣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자리해 기자간담회가 열리길 기다렸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열리기 20분 전인 오전 9시 40분 경 비정규직 노동자 10여명이 회견장에 들어서며 상황은 급변했다. 이들은 회견장 한켠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없는 한국지엠 정상화는 기만이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카허 카젬 사장을 구속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GM과 한국지엠은 회사 정상화 얘기하고 있지만 실사결과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방안에 있어서도 비정규직 불법 사용문제는 한 마디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인천지법은 모든 공장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며 "공장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관심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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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해결없이 정상화는 기만이다', '부실경영 불법파견 카허카젬 구속하라', '불법파견 철회하고 정규직화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기자간담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버텼다.

    이같은 상황을 경영진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던 한국지엠은 결국 기자간담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참석한 상태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기에는, 경영진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안전상의 문제로 오늘 기자회견은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며 "이 자리에 참석한 많은 기자들께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다른 자리에서 경영 정상화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확정되는대로 공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지엠은 2019년 흑자전환 목표 달성을 위해 마련된 확고한 경영 정상화 계획을 지난 11일 발표했다. 이 계획은 2종의 글로벌 신차 개발 생산을 뒷받침할 총 28억 달러를 신규 투자한다는게 골자다.

    GM은 이 계획에 따라 ▲신형 소형 SUV 제품의 디자인, 개발 및 생산 ▲신형 CUV 제품 생산 ▲3기통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의 개발과 생산 등을 한국에서 이행하게 된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비로소 한국지엠이 장기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28억 달러라는 GM의 기록적인 국내 직접투자를 통해 한국 협력업체들을 포함해 직간접으로 고용된 20만개의 일자리를 지키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