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분할합병 관련 임시주총 개최 예정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관건
  • ▲ 현대모비스 시뮬레이터 체험.ⓒ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 시뮬레이터 체험.ⓒ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첫 걸음이 될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안건을 놓고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이 격론을 벌이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주들의 선택이다. 주주들이 보기에 이번 분할합병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합병 안건이 통과될 수 있을지 여부는 일반투자자,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 외국인 투자자 등 주주들의 선택에 달렸다.


    핵심은 이번 분할합병이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여부다. 주주들 입장에서 회사 가치가 높아져서 주가도 오르고, 배당도 많이 받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번 분할합병 이후 후속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마무리 돼 순환출자와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경영 차원의 문제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높아지는지 여부도 마찬가지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주주가치가 얼마나 제고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현대모비스는 모듈과 AS 부품 사업부를 분할해서 현대글로비스에 합병시킬 계획이다.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은 “모듈 및 A/S부품 사업과 핵심부품 사업은 속성과 전략 방향성이 상이하다”며 “역시너지 발생이 우려되고 임직원과 파트너, 기타 이해 관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사업 분할의 근거를 밝혔다. 대신에 현대모비스 존속법인 미래 핵심부품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임 사장은 “분할부문의 본질가치와 글로비스의 시장가치 간의 비율도 모비스 분할 부문과 글로비스 간의 당기순이익 비율 및 EBITDA 비율과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발표된 합병 비율(0.6148203)은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각 주주에게 공정한 것으로 판단되고, 상대적인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모비스 주주들은 분할합병에 따라 글로비스 주식을 함께 배정받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를 들어 현대모비스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현대모비스 주식 79주 이외에 현대글로비스 주식 61주를 받게 된다.


    현대모비스의 존속 사업부(핵심부품)와 분할 사업부(모듈 및 AS사업부)의 분할 비율은 79:21이다. 분할된 사업부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은 0.61이다. 때문에 존속된 현대모비스 주식 79주와 현대글로비스의 주식 61주를 추가로 받게 되는 것이다.


    16일 종가기준으로 현대모비스의 주당 가격은 23만7000원, 현대글로비스는 14만9000원이다. 현대모비스 100주를 갖고 있는 주주는 주식가치가 2370만원이지만, 분할합병이 되면 2781만2000원(현대모비스 주식 79주+현대글로비스 주식 61주)이 된다는 얘기다.  현재 주가로 단순 계산을 해도 400만원 가량 이익이라는 얘기다.


    정의선 부회장도 지난 11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헤지펀드인 엘리엇을 비롯한 일부 주주들의 실망에 대해 “지금까지 공개된 주주친화 정책이 전부는 아니고,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그룹 지배회사로서 주주친화 정책을 모범적으로 수행할 것임을 밝혔다. 엘리엇에 의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주주들의 제안 경청 및 회사와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제안이 있다면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의 주주친화 정책으로는 2019년부터 정기배당 이외에 매년 6월말 기준으로 연간 배당총액의 1/3 범위 내에서 반기배당을 시행하기로 했다.


    2019년 중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며, 2019년부터 3년간 합계 1,875억원 규모의 보통주를 매입하여 소각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2월 발표한 바와 같이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20~40% 수준의 배당정책도 유지해 나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현대모비스의 미래가치를 봐달라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주장이다.


    현대모비스는 중장기적으로 부품사업 매출 대비 10%에 달하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미래 선행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R&D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30%에 미치지 못하지만, 분할 이후에는 45% 수준이 되며, 향후 몇 년 안에 50%를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R&D인력 중심의 조직 구조는 현대모비스가 미래를 개척하는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제동, 조향 등 하드웨어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의 센서, 제어/판단 로직 기술과 함께 커넥티비티 분야의 디스플레이 등 핵심 기술을 융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에 장착되는 레이더, 카메라, 라이더에 이르는 모든 센서에 대한 자체기술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보해 양산 적용할 예정이다.

    이미 확보하고 있는 원격 전자동 주차, 자동 제동, 차선이탈 방지 등 다양한 ADAS 기술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 기술에 통신/데이터/편의/보안 기술을 융합한 고부가가치 커넥티비티 솔루션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전략적 M&A도 적극 추진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발굴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전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미래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기아차 16.88%, 정몽구 회장 6.96%, 현대제철 5.66%, 현대글로비스 0.67% 등 현대차그룹 우호지분이 30.17%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9.82%로 2대주주이며 외국인 지분율은 48.57%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