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팬오션 인수 통해 원가경쟁력 크게 향상
  • ▲ 지난 2월 27일 전북 익산시 함열읍 익산제4산업단지에서 개최된 '하림푸드 콤플렉스 기공식'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하림
    ▲ 지난 2월 27일 전북 익산시 함열읍 익산제4산업단지에서 개최된 '하림푸드 콤플렉스 기공식'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하림

하림그룹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7월 지주사 체제 완성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는 한편, 대규모 종합식품단지를 조성해 글로벌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을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오는 29일 최상위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와 중간 지주회사격인 하림홀딩스의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연다. 당초 14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투자 관련 기재 정정 사항이 있어 연기됐다. 

이후 일정은 변함없이 진행될 계획이다. 29일 추총에서 합병안이 통과되면 다음 달 18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오는 7월 1일이 합병기일이며, 신주는 같은달 16일 상장 예정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제일홀딩스가 하림홀딩스의 주식 68.09%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합병안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주가가 높기 때문에 주식매수청구권도 많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하림그룹은 경영 효율성 증대와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해 사업영역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최상위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의 중간지주사 하림홀딩스 흡수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합병 후 존속회사인 제일홀딩스의 상호는 하림지주로 변경된다. 

하림그룹은 2011년 지주사 출범 이후 4개(제일홀딩스, 하림홀딩스, 농수산홀딩스, 선진지주)의 복잡한 지주사 체제를 정비해 왔다. 이번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1개 홀딩스 체제로 단순화하면서 경영효율성과 사업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완성으로 미래 유망사업인 농식품 중심 사업도 한층 강화된다. 하림그룹 측은 "지주사업 관련된 국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개선된 매출과 이익을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인 영업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하림그룹의 목표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이다. 원재료 생산과 가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료의 원료가 되는 곡물부터 유통·판매까지 아우르는 차별화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철학이 담겨있다. 

김 회장은 "하림의 '공유 주방'은 곡물부터 사육, 가공, 유통 등 식품의 가치사슬 전 과정을 철저히 관리해 자연의 신선함을 그대로 식탁에 올리겠다는 식품철학이 녹아있다"며 식품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 있어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평소에 강조해 왔다.

현재 하림그룹은 전북 익산에 대규모 식품단지인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조성 중이다. 하림푸드 콤플렉스는 12만709㎡(약 3만6500평) 용지에 세워지며, 식품가공공장 3개와 물류센터 등 복합시설로 구성된다. 

하림푸드 콤플렉스의 설립 투자비용은 약 4000억원에 달하며, 완공은 내년 하반기다. 이곳에서는 현대인의 식생활 패턴에 맞게 가정 간편식(HMR)과 천연 베이스 소스 및 천연조미료, 즉석밥 등이 '공유 주방' 형태로 개발되고 생산된다. 

하림그룹은 하림푸드 콤플렉스와 더불어 인근에 첨단 식품가공 플랜트와 국내 최첨단 도계 및 가공시설을 조성해 '푸드 트라이앵글'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최소 6000억원이 투입되며, 신규 일자리 1500개가 창출될 전망이다. 

2015년 하림그룹이 벌크 전문선사 팬오션을 인수한 것도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다. 하림그룹은 사료 원재료인 곡물 대부분을 외국기업에 의존해 오다가, 팬오션 인수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팬오션도 미래성장동력으로 곡물사업을 선택하고 곡물유통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팬오션의 곡물사업부문은 주력인 벌크선에 이어 두번째로 매출 기여도가 높다. 업계에서도 하림그룹과의 내부거래와 벌크선 부문과의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단일 지주사 체제 완성으로 곡물부터 시작해서 사료, 축산, 도축, 가공, 판매 유통까지 하나의 지주사 체제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며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 사업적으로도 여러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