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老회장 징역 10년·조현준 회장 5년 구형조 老회장 최후진술 “재판장에 서게된 것,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
  • ▲ 조석래 효성 老회장(가운데)이 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데일리
    ▲ 조석래 효성 老회장(가운데)이 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데일리
    조석래 효성 老회장 측이 조세포탈 은닉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주요 혐의인 효성물산을 ㈜효성과 합병한 건은 IMF 외환위기 당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주장이다.

    8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조세포탈과 분식회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 老 회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조석래 전 회장 측 변호인단은 검찰의 조세포탈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사건이 전형적인 조세포탈 사건과 맥을 달리 한다는 입장이다. 개인의 이익 편취가 아닌 당시 정황상 부득이하게 탈세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변호인단은 “당시 효성은 효성물산을 법정관리 절차를 밟아 청산하려 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고 당시 추진하고 있던 기업 구조조정 정책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법정관리 대신 합병을 택하라고 압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요청으로 합병을 택한 효성의 과제는 효성물산의 부실을 밝히지 않고 점진적으로 해소해 나가는 것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조세포탈로 의심되는 부분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효성은 효성물산의 부실을 숨길 수 밖에 없었다. 부실이 알려져 효성물산이 도산할 경우 공적자금이 대거 투입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효성이 부실을 굳이 감췄던 것은 정부 기조에 따르기 위한 것이었다고 조석래 전 회장 측은 주장했다.

    조석래 전 회장 측은 최후의견 진술 내내 ‘조세포탈 은닉을 위한 적극적 의도를 찾아볼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은닉 시도가 있었다면 관련 보고서 등이 있어야 하지만 이러한 자료가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항소심 결심공판을 마치며 조석래 전 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본인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50년간 효성을 위해 살아왔고, 지난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며 “일생을 오로지 회사에 있었는데 재판장에 서게 된 것을 뉘우치고 반성한다”고 진술했다.

    조현준 회장은 “재판을 받으며 지난날의 어리석음을 반성했다. 기업인의 자세와 책무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한 시민이자 기업인으로 초심을 가지고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고 늘 몸과 마음가짐을 조심하겠다”고 진술했다.

    조현준 회장은 최후진술 중 부친인 조석래 전 회장의 선처를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회장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아버지는 평생 기업경영과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한 분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명예가 실추된 것이 자식으로서 마음이 아프다”며 “고령이 아버지가 남은 여생을 건강을 추스르며 명예롭게 보낼 수 있게 재판부에 선처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조석래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벌금은 3000억원이다. 조현준 회장에게는 징역 5년 벌금 15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세금은 국가의 기본이며, 모든 국민은 납세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의 유지와 번영을 위해서 모두가 납세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하지만 조석래 회장 등은 납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무력화시켰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최후의견에서 ‘조세포탈 은닉 혐의’에 관한 의견 피력에 집중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조석래 전 회장이 횡령과 배임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조석래 전 회장은 탈세 부분만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검찰이 횡령·배임는 포기하고 탈세 혐의에만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 측은 재판 기간 동안 관련 혐의에 대해 충분히 소명한 만큼 재판부가 현명한 판결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3개월의 내부심리 기간을 거쳐 오는 9월 5일 조석래 전 회장과 조현준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