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주총 불참에 예정된 회식도 취소… 뉴스 챙기기 급급"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 결과로 형제간 경영권 분쟁 종식 기대"
  • ▲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롯데그룹 임직원들이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유지에 안도하고 있다. 또 이번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계기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종식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9일 롯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상정한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됐다.

    롯데 임직원들은 신동빈 회장의 이사 유지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주총에 참석하지 못해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더욱 가슴을 졸였기 때문이다.

    롯데 유통 계열사의 한 직원은 “정기주총 전부터 가슴을 졸였다”며 “정기주총에 나서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보석 요청에 재판부가 응답이 없자, 예정돼 있던 회식도 취소하고 뉴스만 봤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신동빈 회장이 주총장에 모습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이사 해임안이 부결돼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이 이룩한 기업문화에 고마움을 전하는 의견도 있었다.

    롯데 화학 계열사의 한 직원은 “신동빈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롯데의 기업문화는 참 많이 변했다”며 “군대와 비슷한 딱딱한 일본식 기업 문화에서 소통을 중시하는 회사로 거듭났다”고 전했다.

    이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우리말을 거의 못하고 일본식 기업문화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장이 바뀌었다면 예전 기업문화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었다.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벗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신동빈 회장은 계열사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 지난 2015년 ‘기업문화개선위원회’ 신설을 지시했다. 이 조직은 소통문화 정착과 롯데가 원하는 질적 성장을 위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앞서 신동빈 회장이 구속수감돼 롯데에 혼란을 초래한다며 이사 해임 안건을 상정했다. 그러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의 신동빈 회장을 향한 지지와 신뢰를 무너뜨리기에는 부족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중간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는 호텔롯데를 지렛대 삼아 한국 롯데의 의사 결정에 개입할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이 이사에서 해임되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선임됐다면 한국 롯데는 기업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었다. 

    롯데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임직원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멈춰지기를 바라고 있다. 또 신동빈 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시작된 ‘총수부재’ 상황이 빨리 극복돼 그룹 경영이 빠른 시일 안에 정상화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 선고는 오는 10월 나온다. 재판부는 신 회장의 구속기간 만료 시점에 맞춰 감형과 가형, 유지 중 하나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