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신세계 화장품 사업, 신세계인터내셔날로 통합유통·화장품 시너지 극대화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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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회사로 도약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주력사업인 패션하나만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힘들어지자 화장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기에 나섰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20일 열린 경영이사회에서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브랜드 사업을 이달부로 양수하기로 의결했다.
분산돼 있던 화장품 브랜드 통합으로 시너지를 제고하고 신규 브랜드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등 화장품 사업에 힘을 더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에서 준비하고 있는 신규 화장품 브랜드와 관련된 인력과 무형 자산이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이관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 신세계그룹 내에서 처음으로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그룹에서 운영하는 백화점과 면세점을 통해 유통되는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자체 브랜드 비디비치와 산타 마리아 노벨라·바이레도·딥티크·아워글래스 등 4개의 수입 브랜드 매장과 수입 뷰티 편집숍 라 페르바를 전개 중이다.
지난 2015년에는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하며 화장품 개발 및 제조 기반도 갖췄다.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제조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은 유통,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 관리와 제조로 역할 분담을 해 시너지를 높이고자 한다"면서 "지난 6년 동안 쌓아온 화장품 사업 노하우를 통해 자체 신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처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사적으로 화장품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패션 사업의 수익성 정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르마니와 디젤 등 유명 해외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소유하고 지컷 등 자체 패션브랜드를 성장시키며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불황과 소비침체로 성장 정체이 빠진 상태다.
실제 신세계톰보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6%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감소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0%로 0.5%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신세계톰보이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분 95.78%를 보유한 자회사다.
패션업계 영업이익률(4~5%대)은 원래 낮은 데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은 줄곧 적자를 내 골칫거리로 여겨졌지만 지난해에 면세점과 백화점 매장을 확장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은 지난해 5년간 공들인 화장품 부문의 지난해 매출 627억원, 영업이익 57억원 달성해 첫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주력 브랜드인 비디비치는 2016년까지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매출 229억원, 영업이익 5억7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업계에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마진이 낮은 패션 중심이었던 수익구조가 화장품으로 재편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사업인 패션보다 화장품의 성장세가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화장품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이 주도한 화장품 사업에서만 올해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2016년 0%였지만 올해는 46.2%에 달할 전망이어서 회사의 이익구조를 완전히 탈바꿈 할 것"이라며 "패션회사에서 화장품 회사로서의 가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