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오는 10월 상장 목표…상장예비 심사청구 사전협의 진행 중현대중공업지주 투자 요인 상실 우려…"어느 순간 간접투자 효가 상실될 것"
  • ▲ ⓒ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앞두고 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상장 이후 현대중공업지주에 대한 간접투자 요인이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향후 주가 흐름에 벌써부터 이목이 쏠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0월경 상장을 목표로 현재 한국거래소와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위한 사전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관련 일정을 추진 중"이라며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신사업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되면 기업가치가 7조원에서 최대 1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 안팎의 구주와 신주 발행을 동시에 진행할 경우 약 2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상장을 통해 마련된 자금은 신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수주잔고 급감으로 외형 축소와 실적 악화가 나타나면서 사업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지난 4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2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 12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아울러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을 높인 이후 사업구조 재편 및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앞두고 시장의 평가는 우선 긍정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유상증자와 IPO가 예정대로 원할하게 진행될 경우 현대중공업의 매출감소와 실적 저하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완화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현대중공업지주 기업분석을 통해 "올해 하반기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대규모 현금 유입이 예상되고, 향후에도 현대오일뱅크의 호실적과 고배당이 예상된다"며 "주주입장에서는 최대 취약점이 해소된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앞두고 현대중공업지주에 대한 투자 요인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지주의 알짜 자회사인 만큼, 별도로 상장될 경우 간접 투자효과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전부터 현대오일뱅크에 실적을 의존하면서 지주회사라기보다는 사실상 정유회사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실적 70% 이상이 현대오일뱅크와 연동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로봇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 정도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비상장 회사에 대한 가치를 보고 지주회사를 간접적으로 사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IPO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 간접투자 효과를 상실한다"며 "지주회사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주가가 약해지는 건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의 경우, 하반기에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간접투자 효과가 확대되다가 어느 순간 상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현대오일뱅크 상장 이후 현대중공업지주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며 "현대중공업 지주를 샀던 사람은 IPO 과정에서 다시 돌아올 수 있고, 오일뱅크 상장으로 가치 재평가를 받을거라 예상했던 사람들은 그대로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