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 까스텔바작, 韓·美 신발 제조사와 합작법인 설립인수된 에스콰이아 인수후 성과 미미 새로운 사업에 대해 경영능력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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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그룹형지가 주력사업인 의류을 비롯 새먹거리로 신발사업을 강화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키고 있다. 불황에 따른 업황 침체로 내수 시장이 예전만 못한데다 글로벌 브랜드의 공세에 밀려 부진을 거듭하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업계에선 형지가 지난 2015년 인수한 에스콰이아가 합병 시너지는 커녕 가시적인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보니 새로운 신발사업에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신발사업 키우기…까스텔바작 신발 합작법인 설립형지는 형지에스콰이아에 이어 까스텔바작을 통해 신발사업 키우기에 나섰다. 이는 내년 상반기 계획하고 있는 까스텔바작의 기업공개에 맞춰 사업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까스텔바작은 지난 16일 국내 신발 전문기업 씨앤케이(C&K)무역, 미국 제이비제이비글로벌(JBJB GLOBAL)과 함께 '월드와이드 신발 합작사 설립 조인식'을 열고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7월 말 합작법인설립을 완료하고 까스텔바작과 라이센스 계약 또한 체결된다. 합작법인에서 선보일 신발의 상품 출시 시기는 빠르면 내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판매는 2020년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미국 포틀랜드에 있는 디자인 회사, 신소재 개발사, 밑창 제조 전문회사 등과 협업해 본격적인 개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까스텔바작과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향후 신발 브랜드로 전 세계 판권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월드와이드 신발 합작사를 설립한 만큼 까스텔바작의 해외 진출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중국, 동남아 등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패션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합병 시너지 없는 형지에스콰이아…신사업도 잘 될까형지는 2015년 중간지주사인 형지엘리트는 사모펀드에 매각됐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에스콰이아를 67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에스콰이아를 국내 대표 제화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목표였다.
더욱이 여성복·남성복에 이어 골프웨어·아웃도어·교복에 이어 신발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춰 종합패션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게 최병오 회장의 목표다.
하지만 인수된 형지에스콰이아는 이렇다할 성과를 못내고 있다. 형지에스콰이아의 매출(6월 결산법인)은 2016년 347억원에서 88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순손익에서는 여전히 흑자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손실은 각각 31억원과 48억원을 적자를 봤다.
이랜드가 지난 2011년, 적자에 허덕이던 엘칸토를 인수해 3년 만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하고 매출도 두 배가량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올초 생산라인인 성남공장을 매각하면서 사실상 자체 생산을 포기했다. 이에 모든 생산 방식을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형지에스콰이아를 론칭부터 이끌던 강수호 대표이사까지 사임하면서 위기감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 같은 형지에스콰이아의 부진은 젊은 이미지 회복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점과 패션, 특히 잡화와 제화 시장의 불황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기존의 의류사업의 성격이 달라 자체적으로 역량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따른 소비침체로 패션업계가 저성장에 빠진 가운데 형지가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도전했지만 성과가 미미했다"며 "이 때문에 최병오 회장의 경영 능력에 회의감을 드러내며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지에스콰이아도 인수합병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새로운 신발사업 또한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비쳤다.
이에 대해 형지 관계자는 "형지에스콰이아는 올 2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5월부터 매출 목표 달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