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재배물량 조기 출하 유도… 농협매장서 20~30% 할인판매과채·과일·축산물, 더위보다 생산면적 감소 등 영향 커
  • ▲ 무 배추.ⓒ연합뉴스
    ▲ 무 배추.ⓒ연합뉴스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배추 등 일부 채소 가격이 오르자 정부가 비축 물량을 탄력적으로 방출하는 등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무·배추는 당분간 집중 방출하면서 할인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밭작물에 대해선 긴급 급수대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불볕더위 영향으로 무·배추 가격이 이달 중순부터 상승세를 보인다. 배추의 경우 이달 상순까지 포기당 1828원으로 평년 수준이었으나 중순에는 2652원으로 평년보다 27.9% 올랐다. 무도 이달 상순 개당 1128원에서 중순 1450원으로 43.7% 상승했다.

    배추는 이달 상순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고, 이후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태백·삼척·정선 등 주 출하지에서 무름병으로 작황이 나빠졌다. 무는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9.6% 준 데다 불볕더위로 작황까지 안 좋아 물량이 달리는 실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부 채솟값이 올랐으나 과일·과채, 축산물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다만 앞으로도 고온이 이어지면 농축산물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채류는 토마토, 수박 가격이 상승세다. 하지만 불볕더위보다 남부지방의 조기 출하 종료와 계절적 수요 증가가 원인이라고 농식품부는 분석했다. 토마토의 경우 이달 상순 10㎏당 9086원 하던 게 중순 이후 1만8286원으로 뛰었다. 평년보다 41.2% 올랐다.

    애호박, 파프리카 등은 출하량이 늘면서 평년보다 낮은 가격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복숭아는 재배 면적이 늘면서 값이 평년보다 낮은 상태다. 백도는 이달 중순 가격이 4.5㎏당 1만8628원으로 평년보다 10.9% 내렸다.

    포도(캠벨)는 5㎏당 가격이 이달 중순 2만5697원으로 평년보다 8.0% 올랐다. 다만 폭염보다 농가 폐업 증가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원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복숭아, 포도는 봉지 씌우기를 하고 있어 폭염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축산물은 사육마릿수가 증가하면서 피해 규모는 크지 않다고 농식품부는 부연했다. 현재까지 불볕더위로 말미암은 피해 규모는 전체 사육마릿수 대비 돼지 0.07%, 닭 0.62%, 오리 0.44% 수준이다.

    돼지고기는 가격이 평년보다 10.1% 올랐지만, 무더위에 따른 소비감소로 내림세를 보인다. 이달 상순 ㎏당 5544원에서 중순 5335원으로 값이 내렸다.

    닭고기와 달걀은 산지가격 기준으로 최근 다소 상승세를 보이나 평년보다 낮은 수준이다. 닭고기의 경우 이달 상순 ㎏당 1313원 하던 게 중순 1500원으로 올랐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7.0% 낮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5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폭염 피해 최소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장기술지원단을 8개반 84명 규모로 추가 편성하고 농가 지원 강화에 나섰다.

    작황과 수급 상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관측하기 위해 산지기동반도 따로 운영한다. 관개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밭에는 관정 개발과 살수차 운영 등 급수대책도 마련해 지원할 계획이다.

    수급 불안이 예상되는 일부 품목은 선제적으로 안정대책을 추진한다. 배추·무 등 밥상물가와 관련이 높은 품목은 수급조절 물량을 탄력적으로 방출한다.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자 할인판매도 병행한다.

    배추는 당분간 비축물량(총 6000t 보유)을 하루 100~150t씩 집중 방출한다. 무는 봄무 계약재배 물량의 도매시장 출하를 하루 20t에서 40t으로 2배 늘린다. 고랭지 무는 다음 달 중순에서 상순으로 출하 시기를 앞당긴다. 농협매장에서는 시중보다 20~30% 싸게 판매할 계획이다.
    과채류는 토마토의 경우 계약재배 물량의 조기 출하를 유도해 물량 부족을 완화한다. 참여 농가의 조기 출하 비용은 과채류 수급안정사업 적립금을 활용해 일부 지원한다.

    과일은 가격이 오르는 품목 위주로 농협매장 등을 통해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자조금 단체와 협업해 출하도 조절한다.

    축산물은 돼지고기의 경우 뒷다릿살 등 비선호 부위 소비를 촉진하는 캠페인을 벌인다. 달걀도 농협지역본부를 통해 소비촉진행사를 진행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을 통해 품목별 출하·가격동향, 할인판매점 정보 등을 신속히 제공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저렴한 품목의 소비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