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케뱅 출범 후 신용대출 급증1년 사이 대출 7조2000억원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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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정치적 반발을 무릅쓰고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려는 이유가 뭘까?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정부는 구조조정보다는 문제를 미루려는 정책을 더 선호했다. 구조조정은 많은 위험과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1468조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규제를 통해 부채 증가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채 규모는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일각에선 가계부채 문제가 정부의 관리 능력을 넘어섰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한데 인터넷전문은행을 또 출범한다면 대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신용대출로 몸집 불린 카뱅·케뱅

    인터넷전문은행은 편리성을 무기로 출범 1년 만에 고객을 확보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춰보면 가계부채의 이면을 볼 수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주로 담보가 없고 사용 목적을 제한하지 않은 신용대출을 주력 상품으로 내걸었다.

    또 후발주자로서 신용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한도, 저렴한 금리 조건이 적용됐다.

    대출이 실행돼도 리스크관리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반은행과 달리 비대면 채널을 통해 신용대출을 제공할 경우 무리한 투자 자금 용도, 대출 사기 등의 요인으로 예상치 못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조흥은행은 2004년 자체 개발한 MSS(마케팅 평정시스템)를 활용한 비대면 신용대출을 가계에 제공했다. 대출 규모는 총 2조5000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부실 규모는 전체 대출의 10.4%인 5288억원에 달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난 1년 동안 신용대출로 끌어들인 자금은 총 7조2000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이 같은 기간 4조2000억원, 우리은행은 3조1000억원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금융당국이 리스크관리 대상으로 눈여겨볼 곳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행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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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인터넷전문은행, 전문성으로 승부

    미국과 일본은 각각 1995년, 200년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돼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아닌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경영의 안정성 제고에 주력한 결과다.

    실제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설립 후 5년 차 시점에 20.3%, 신용대출 비중 역시 20% 수준이다.

    또 공격 경영을 통해 기존 은행과 경쟁하기보다는 모회사 또는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미국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볼 때 증권, 자동차/가전, 카드, 보험 등 금융 및 제조사가 전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 점유율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영위했던 영업 노하우를 금융과 접목함으로써 부실 위험도를 낮춘 것이다.

    반면 독립계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기존 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신용대출 위주의 영업을 진행한 결과 도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실제 1990년대 미국에 설립된 넷뱅크와 넥스트뱅크는 가격경쟁을 벌였으나 수익성은 저조했다. 특히 넷뱅크는 전산설비 등 시스템 구축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해 결국 부실화됐다.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해외의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규모의 경제’를 먼저 달성하기보다 위험관리를 최우선으로 수익성을 높여 왔다”라며 “위험관리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 성장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즉,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은산분리 완화로 자본확충 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사업성이 타당한지, 위험관리 능력이 충분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핀테크의 활성화가 궁극적으로 신용 버블을 초래할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