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현재 상황에 많은 후회와 아쉬움 남지만 모두 내 불찰”롯데, 컨트롤타워 부재 8개월… 10조원 규모 해외투자 등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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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판부에 거듭 선처를 호소했다. 국내 및 해외이슈로 어려움에 처한 롯데그룹을 살리기 위해 현장에서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달라는 진심 섞인 간청이다.22일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는 뇌물공여 및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수감된 신동빈 회장에 대한 항소심 1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과 롯데 측 변호인단의 신 회장에 대한 양형과 경영비리 혐의에 대한 최후의견 진술로 진행됐다.신동빈 회장은 재판부에 양해를 구한 후 본인과 롯데그룹이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 항소심 공판과정을 마치며, 피고인 신분에 놓인 본인의 절박한 심경과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한 것.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신격호 명예회장이 창립한 이후 제과와 식품으로 시작해 현재는 호텔 서비스업과 석유화학, 제조, 건설, 유통 등의 여러 분야에 진출해 역량을 키워왔다”며 “부친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부터 과거 문제점을 개선하고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이어 “그러나 최근 3년간 압수수색과 재판으로 임직원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점에 대해 수많은 후회와 아쉬움이 많지만 모두 내 불찰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신 회장은 구치소에서 과거의 잘못된 점을 돌아보는 등 자선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롯데그룹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 존경 받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롯데 측 변호인단도 재판부가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신동빈 회장에 최대한 선처해줄 것을 당부했다.신 회장의 변론을 맡고 있는 이혜광 김앤장 변호사은 “국정농단 수사과정에서 구속수감된 기업인은 신동빈 회장이 유일하다”며 “재판부는 신동빈 회장이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변호사는 신동빈 회장의 그룹 내 중요도를 설명했다. 최종 결정권자인 신 회장의 구속으로 롯데의 10조원 규모의 해외투자가 막혔고, 사드 이슈로 중국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점을 어필했다.이혜광 변호사는 “재판부가 밝힌 선고일인 10월 초가 되면 신동빈 회장의 구속기간이 8개월이 된다”며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그룹의 컨트롤타워가 8개월이나 그 이상 부재하다는 것은 감히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심각한 사태”라고 거듭 강조했다.롯데 측 변호인단은 경영비리 혐의에 관한 최후의견도 개진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 경영비리건과 관련해 네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기공 끼워넣기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롯데시네마 매점 임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한 허위급여 지급 등이다.이 중 롯데기공과 롯데피에스넷 혐의는 1심에서 무죄로 판결됐다. 롯데시네마 매점 임대와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한 급여 지급 부분만 일부 유죄가 선고돼 신동빈 회장은 징역 1년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롯데시네마 매점 사업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영위했다. 신동빈 회장 측은 이들이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신 회장이 사익을 편취하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했다.롯데 측은 “신동빈 회장은 매점 임대 시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고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것도 없다”며 “또 1심 재판부가 매점 임대 과정에 일부 유죄가 있다고 선고해 이미 거액의 벌금도 냈다”고 밝혔다.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한 급여 지급 혐의에 관해서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급여 지급 과정에 신동빈 회장이 배제돼 검찰이 주장하는 배임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반박이다.한편,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29일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명예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등 피고인 9명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과 최종의견을 밝히고, 변호인단은 최후변론을 할 계획이다. 선고는 오는 10월 첫째주쯤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