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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을 맞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전임 회장과 다른 본인만의 경영방식을 보여 관심이 쏠린다. 현금 출자와 그룹사 흡수합병 등 자금 관련 현안을 마무리하며, 재무 전문가로서의 진면목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계열사 현금 출자와 흡수합병 등 그룹 관련 사업에 적극 나서며, 본인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취임 한달을 맞은 오늘까지 굵직한 현안 두 건을 처리해, 이전 회장들과 다른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회장직에 오른 그가 일찍부터 자신만의 경영방식을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그룹 전반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권오준 전 회장 재임 기간 동안 포스코의 컨트롤타워 격인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으며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기획재무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을 거쳐 재무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최 회장이기에 현금 출자와 그룹사 흡수합병 등 무게감 있는 사업을 이전 회장들보다 이른 시점에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는게 내부 평가다.
최정우 회장은 최근 포스코건설이 내놓은 베이징 포스코센터 지분 49%를 매입하기 위해 포스코차이나에 3528억원을 현금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이같은 내용을 지난 22일 공시를 통해 시장에 알렸다.
지난 2015년 11월에 준공한 베이징 포스코센터는 포스코차이나가 51%, 포스코건설이 49%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자산 관리에 대한 최 회장의 자신감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포스코건설이 보유한 베이징 포스코센터 지분 49%는 권 전 회장 재임 기간 매물로 나온 바 있다. 당시 권 전 회장은 지분을 매입하는 것보다 매각하는 방향으로 무게추를 실었다.
따라서 최 회장 역시 권 전 회장의 판단을 이어받아,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최 회장은 지분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상승하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가치를 높게 평가한 최 회장의 판단이 큰 영향을 미쳤을거라는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베이징 포스코센터 지분 매입 또한 이러한 시각에서 주의깊게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공시한 포스코피앤에스 흡수합병 건은 최 회장이 가치경영센터장 재임 기간 추진한 구조조정 중 하나다.
포스코는 지난 22일 포스코피앤에스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히며, "포스코는 보다 효율적인 자회사 관리활동을 통해 신규 자회사와의 영업 시너지 창출, 법인세 절감 및 별도 법인 운영에 따른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합병 전 별도 영업을 수행하지 않는 포스코피앤에스를 통해 자회사들을 보유하고 있는 현재 체제 대비 중복비용을 제거할 수 있어, 사업의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 이는 장기적으로 주식회사 포스코의 재무 및 영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포스코피앤에스 인수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서, 본인이 추진한 구조조정 건을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 전문가인 최정우 회장이 향후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간다"며 "벌써부터 취임 100일 시점에 발표할 개혁 과제가 어떤 것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