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딜리버' 통관-검역-배송 한방에
  • ▲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천공항 특송장 ⓒ 뉴데일리
    ▲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천공항 특송장 ⓒ 뉴데일리

    국내 해외직구 규모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직구 규모는 13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35% 늘어났다.

    직구물량 증가는 물류 업계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해외직구 관련 시설 확대에 한창이다. 급속 성장하는 직구 물량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국제특송장이 대표적인데, 600평 규모였던 특송장은 지난 2월 1200평 규모로 확장됐다.

  • ▲ 특송장 내부 모습, 물량 처리를 위해 레일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 뉴데일리
    ▲ 특송장 내부 모습, 물량 처리를 위해 레일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 뉴데일리

    공항 내 자유무역구역에 위치한 특송장은 국내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해외 물건을 취급하는 곳이다. 배, 항공편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 물건은 이곳으로 도착해 통관, 검역을 거쳐 고객에게 배송된다. 들어온 물건은 특송장 도착 다음 날 각 가정으로 배송된다.

    롯데글로벌 특송장은 하루 약 8000건~1만 건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월 기준으론 약 25만~30만 건 정도다. 롯데글로벌이 처리하는 물량은 국내 월 총 직구량의 약 20% 정도다. 이곳 특송장엔 전문 관세사 등 본사 인력이 30명 정도 근무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인 물건은 미국에서 온 건강보조식품과 의류였다. 특송장에 들어오는 물품 중 약 80%가 미국산 영양제와 의류라고 한다. 미주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해 블랙프라이데이 등 관련 시즌엔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 ▲ 통관 스캐너를 설명 중인 김제현 관세사 ⓒ 뉴데일리
    ▲ 통관 스캐너를 설명 중인 김제현 관세사 ⓒ 뉴데일리

    현장에서 만난 김제현 관세사는 "특송장에 들어오는 화물의 약 80%가 미국산 건강기능식품, 의류 등이며 최근엔 TV, 청소기 등 가전제품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물품 특성에 맞춘 적절한 통관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시설이 자동으로 운영되고 있어 많은 물량도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송장 한가운데엔 크고 작은 상자가 흘러가는 레일이 있다. 고객 주문 물품이 팔레트에 쌓여 특송장에 도착하면, 상자 하나하나가 레일에 올려진다. 물건은 레일을 타고 스캐너로 들어간다. 스캐너를 통과하면 상자 내부 사진이 공항 세관 사무실로 전달된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달받은 세관 사무실에선 통관을 허가하거나, 재검사를 요청한다. 이 같은 자체통관시스템을 갖춘 물류사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유일하다.

  • ▲ 레일에 달린 바퀴가 화물의 방향을 정해준다. 특송장 내 대부분의 장치가 자동으로 작동되고 있었다. ⓒ 뉴데일리
    ▲ 레일에 달린 바퀴가 화물의 방향을 정해준다. 특송장 내 대부분의 장치가 자동으로 작동되고 있었다. ⓒ 뉴데일리

    스캐너는 저속, 고속 스캐너 두 대가 구비돼있다. 고속 스캐너는 영양제, 의류 등 소형 화물을 빠르게 찍어내는 데 쓰인다. 저속 스캐너는 TV 등 부피가 큰 가전제품이나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제품에 쓰인다. 두 개 스캐너는 시간당 총 2500개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다.

    통관판정을 받은 화물은 그대로 택배차에 실린다. 세관에서 재검사 판정을 내린 화물은 검역 등 추가 검사를 진행하는 사무실로 흘러간다. 레일에 달린 바퀴 모양의 소터(Sorter)가 상자가 가야 할 방향을 자동으로 정해준다. 재검사 판정을 받는 화물은 주로 식물류나 고가의 가전제품이다.

    이날 특송장으로 입고된 화물은 8000여 개였다. 통관을 모두 마치면 전국 택배 거점으로 출발하는 배송 차량에 실린다. 화물은 다음날 각 가정으로 배송되며, 롯데글로벌은 신속한 배달을 위해 익일 배송률을 수치화해 관리하고 있다. 보통 95~97%의 특송 화물이 다음날 도착한다.

  • ▲ 통관절차를 모두 마치고 배송차량에 실리는 화물들 ⓒ 뉴데일리
    ▲ 통관절차를 모두 마치고 배송차량에 실리는 화물들 ⓒ 뉴데일리

    롯데글로벌은 ‘아이딜리버’라는 직구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주문국가 내 현지 배송, 현지~국내배송, 통관, 한국 내 배송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소형화물 외 TV 등 설치가 필요한 가전제품은 설치 기사까지 연계해주고 있다.

    롯데글로벌의 직구배송 서비스는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직구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10여 년 전부터 사업을 꾸준히 일군 덕에,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올 상반기 기준 롯데글로벌의 글로벌 매출은 약 3952억원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한다.

    사업 전망도 좋다. 해외직구 물량이 늘며 인천 특송장으로 유입되는 물량도 매월 10~15%씩 늘고 있다. 올 연말엔 처리 물량이 전년과 비교해 약 10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에 동행한 박병준 롯데글로벌로지스 홍보팀장은 "국내 해외직구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어 최근 특송장 규모를 확장했으며, 월평균 물량이 약 15%씩 늘어나고 있어 성장세가 가파르다"면서 "올 연말 중엔 전년과 비교해 100%대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