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칠레 등 수주 회복 기반 1~9월 7억弗 돌파포스코, 현대엔지 등 국내 업체 '역사-언어' 등 유럽 업체 텃밭 갈아 엎어
  • ▲ 포스코건설이 칠레 중부 푸춘카비에서 지은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현장. ⓒ연합뉴스
    ▲ 포스코건설이 칠레 중부 푸춘카비에서 지은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현장. ⓒ연합뉴스
    국내 건설업계의 중남미 지역 수주액이 4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올 들어 정부가 중남미 일부 국가를 방문하는 등 국내 건설사의 사업 수주를 지원하면서 신시장 개척의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국내 건설사가 중남미에서 수주한 금액은 모두 7억94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4억5638만달러) 증가했다.

    국내 기업의 중남미 수주액이 증가한 것은 2014년 67억4979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4년 만으로 △2015년 45억3196만달러 △2016년 16억1829만달러 △2017년 3억6234만달러 등 3년 연속 감소했다.

    중남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게 수주가 증가한 곳은 브라질이다. ▲2014년 2532만달러 ▲2015년 1073만달러 ▲2016년 1461만달러 ▲2017년 997만달러 등 두각을 보이지 못했는데, 올 들어서만 4억7037만달러를 수주하며 중남미 부흥을 이끌었다.

    중남미 최대 건설시장인 브라질은 미국과 스페인 등 유럽 기반의 다국적 기업들이 풍부한 자금력과 인맥을 바탕으로 선점하고 있지만, 최근 1년간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한별이엔씨 △STX마린 등 국내 업체들도 수주하고 있다.

    칠레도 계약금액이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1억1364만달러를 기록하며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칠레는 지난 3월 피녜라 신정부 출범 이후 그동안 주춤했던 인프라 사업이 본격적으로 재개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기업이 최근 칠레에서 계약한 공사는 GS건설의 자회사 GS이니마가 수주한 '아타카마 해수담수플랜트(5867만달러)'다.

    GS건설 측은 "GS이니마는 남미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해수담수화 사업을 펼치는 기업인 만큼 추후 신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중동 수주가 줄어든 국내 건설사 입장에서 중남미 시장 선전은 희소식이다. 

    중남미 지역은 역사와 언어 등의 이유로 유럽 업체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시장이지만, 국내 업체의 추후 확장이 기대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올해 중남미 건설시장 규모는 전 세계의 6% 수준인 650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에는 8800억달러까지 육박할 것으로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건설업계 분석 결과 페루의 경우 구리가격 상승으로 2021년까지 광산투자 증가가 예상되고, 칠레는 2023년까지 총 146억달러 규모의 도로·공항 등 인프라 개발 계획 승인을 발표하는 등 중남미 건설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지난 3월 손병석 국토부 제1차관이 파나마, 페루, 브라질 등을 방문해 스마트시티·교통·수자원 등 인프라 분야 정부 간 협력을 추진하는 등 정부도 국내 건설사의 중남미 사업 수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당시 손병석 차관은 우리가 축적한 스마트시티 등 경험과 기술을 세계에 전파하고, 건설 분야 신시장인 중남미에 활발히 진출을 기대한 바 있다.  

    한편,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시공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자금조달 문제만 해결된다면 중남미 시장의 진출 전망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