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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노사합의 안건이 진통 끝에 극적 타결됐다. 은행원들을 과당경쟁으로 내모는 KPI(핵심성과지표)의 개선이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은행 중 가장 먼저 KPI를 개선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산하 국민은행지부는 지난 12일 2018년도 2분기 노사협의회를 열고 노사 양측이 합의내용에 서명했다.
당초 노사협의회 조인식은 지난 7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은행 사측과 KB금융지주 간 KPI개선 관련 합의가 마무리 되지 않아 며칠 미뤄졌다. 은행측에서 노사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지주측에서 비용 과다지급을 우려해 최종 합의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변화는 영업점과 지역본부의 성과평가달성 기준 변경이다.
영업점 성과는 보통 1~7등급으로 분류되는데, 하위인 6, 7등급이라도 성과평가 달성률이 95% 이상이면 성과보상금을 5등급 수준으로 상향 지급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그동안 여ㆍ수신, 프로모션 유치 등 실적순으로 전국 영업점을 줄 세우는 경쟁 지향적 KPI 평가관행 개선을 요구해왔다. 상대평가 방식이라 정규분포 곡선에 가깝게 직원 실적을 1∼7등급으로 매기다 보니 성과가 좋아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은행원들을 과당경쟁으로 내모는 불합리한 상대평가 부분을 일부 수정해냈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 차원에서 KPI 개선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KPI를 개선한 셈이다.
시간외근무제도도 개선한다. 현행 PC-OFF 시간을 19시에서 18시로 1시간 앞당긴다. 임신직원에 대한 PC-ON은 오전 9시이며, PC-OFF는 17시30분으로 변경했다. 임신직원 단축근무 신청에 대한 운용 프로세스도 마련하기로 했다.
우수 전문직무직원의 확보와 유지, 고용안정성을 위해 ‘정규직(S직군)‧무기계약’ 전환기준을 완화, 정규직 전환기회를 지속적으로 부여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직장어린이집 1곳도 추가 신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감정노동자 보호방안 마련과 개선을 위해 보호규약도 신설한다.
지역영업그룹 소속직원에 대한 변동성과급 지급 시 보수 퇴직급여규정상 본부조직과 센터기준 변동성과급 지급률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직원들의 청원휴가 사용 촉진 ▲고용위기지역 지역본부(PG), 영업점의 급격한 실적하락 방지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