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가격 경쟁력 확보·수영장 등 신규고객 유치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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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켄싱턴호텔

    특급호텔 레스토랑이 '고가 탈피'에 적극적이다. 최근 콧대를 낮춰 신규 고객의 진입을 꾀하던 호텔가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특급호텔들의 내국인 고객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과 내국인 비중이 9:1에 불과하던 호텔도 있었지만 일부 호텔의 경우 6:4까지도 집계됐다.

    국내 호텔업계에 '호캉스' 열풍이 불면서 내국인 투숙객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는 혼자 호텔을 가거나, 멀리 여행을 가기보다는 가깝지만 편안하게 휴가를 누릴 수 있는 트렌드가 자리잡았다.

    호텔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과거 특급호텔과 모텔로 단순히 구분되던 숙박업종은 급격하게 치열한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특급호텔들 역시 콧대를 낮춰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가격대를 마냥 낮출 수 없다보니 신규 고객 유치가 쉽지는 않은 실정"이라며 "그래서 레스토랑이나 수영장, 루프탑 바 등 시설을 이용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급호텔의 숙박비는 스탠다드 룸 기준 평균 40만원을 웃돈다. 물론 최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경로가 많아지긴 했지만 여행객이나 비즈니스고객이 아닌 경우 일반 투숙객이 묵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특급호텔들이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숙박보다 외부 시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실제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국내 소비자들의 호텔 레스토랑 이용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호텔 관계자는 "SNS 열풍이 이어지며 호텔 레스토랑의 비주얼 분야 강점이 소비자들의 방문 욕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카드사 제휴나 온라인을 통한 할인 경로가 많다보니 과거와 달리 비교적 낮은 가격에 레스토랑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보니 신규고객 유치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서울 소재 특급 레스토랑의 기본 가격은 10만원 이상으로 형성돼있다. 비교적 저렴한 주중 점심의 경우에도 8만~9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할인 카드 등을 이용하면 3만~4만원 수준에도 식사가 가능하다.

    호텔가는 저렴한 메뉴를 한정 출시하거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은 '자연송이'를 내세워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자연송이 홀 코스'의 가격은 8만5000원으로 다른 코스 메뉴와 비교해 저렴한 편이다.

    서울신라호텔은 온수풀인 '어번 아일랜드'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서는 한편, 레스토랑과 연계한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 ▲ 어번 아일랜드. ⓒ서울신라호텔
    ▲ 어번 아일랜드. ⓒ서울신라호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더 플라자 호텔은 일식당 무라사키에서 6만원대의 주중 점심 메뉴를 출시했고, 뷔페 레스토랑 세븐스퀘어를 ‘셰프 고메 컬렉션을 통한 버라이어티 다이닝’을 콘셉트로 지난 4월 리뉴얼 오픈했다. 세븐스퀘어의 성인 기준 점심은 8만8000원, 저녁은 9만9000원(세금&봉사료 포함)이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Banyan Tree Club & Spa Seoul) 의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는 30일까지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레이션으로 ‘라이언 망고 & 멜론 뷔페’를 운영한다.  가격은 성인 기준 5만5000원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아리아' 역시 고객들의 발을 호텔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아리아의 어른 요금은 주중 점심 9만8000원, 주중 저녁 및 주말은 11만4000원이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의 뷔페 가격은 주중 런치 4만2000원, 주중 디너 5만5000원, 주말 브런치와 디너는 6만5000원(성인 1인 기준)이다. 주말 브런치 뷔페 이용 시에는 스파클링 와인도 무제한 제공된다. 디너 뷔페 이용 시, 1인 1만9000원만 추가하면 10가지 와인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의 피스트 역시 인당 6만6000원이라는 가격으로 투숙을 하지 않더라도 식사를 위해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켄싱턴호텔 여의도 브로드웨이는 추석을 맞아 프로모션을 진행, 주중 점심을 4만9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추석을 맞아 뷔페 레스토랑 ‘그랜드 키친’과 ‘브래서리’에서 3대 가족 중 4인 이상이 방문 시 1인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3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같은 호텔가의 레스토랑 가격 경쟁은 신규고객을 유치,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성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레스토랑의 가격을 낮추는 것은 사실상 수익이 목적이 아닌 신규 고객 유치를 통해 잠재적인 고객층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레스토랑 등 외부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이 호텔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갖게 되면 차후 중요한 행사나 숙박 필요 시 해당 호텔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숙박 고객 유치와 별개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고객층을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