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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경협 수혜주를 발굴해 투자하는 통일펀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반면 변동성이 큰 펀드 특성에 지정학적 정세 역시 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단기 수익률 승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남북 경협 활성화 기대를 반영해 기존 펀드를 통일펀드 성격으로 재정비하거나 새로운 '2세대 통일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경협 수혜주를 발굴해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BNK자산운용이 남북관계 개선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한데 이어 삼성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등은 기존에 출시했던 통일·남북경협주 펀드에 '리모델링'개념을 도입해 새로운 상품을 내놨다.
이들 펀드는 남북 경제협력, 남북 경제통합, 북한 내수시장을 선점하는 국내 기업과 통일 시 투자가 확대될 기업 등 테마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특히 기존 포트폴리오를 리모델링한 펀드의 경우 한때 설정액이 미미해 청산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남북 해빙무드가 급속히 번지자 다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이자산운용은 출시 4주년을 맞은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펀드'를 대폭 재정비했고, 삼성자산운용은 대형주와 우량주에 투자한 기존 '삼성마이베스트펀드'를 남북 경협 수혜주를 발굴해 투자하는 '삼성통일코리아펀드'로 리모델링했다.
하나UBS자산운용도 1999년 설정된 '하나UBS FirstClass에이스 펀드'를 통일펀드로 리모델링한 '하나UBS그레이터코리아펀드'를 선보였다.
반면 아직까지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을 논하기는 이르다.
국내 주식형 통일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을 보면 지난 20일 기준 '삼성통일코리아'가 1.64%로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BNKBraveNewKOREA'(-1.94%),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플러스'(-2.05%),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2.13%), '하나UBS그레이터코리아'(-2.46%),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3.26%), 'KB한반도신성장'(-4.50%) 등 대부분은 손실을 내는 상태다.
특히 같은 기간 국내 액티브 주식펀드의 평균 수익률(-1.40%)에도 못 미치는 펀드가 많다.
남북 경협과 북한 경제 개발이 가시화하려면 앞으로 오랜 시일이 걸리는 만큼 단기 수익률로 펀드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종전 선언이 가시화하면 통일펀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통일펀드는 성격상 변동성이 크고 지정학적 정세를 예측하기 어려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일대박' 발언에 많은 자산운용사가 통일펀드 상품을 선보였지만 기대와 달리 남북관계가 냉각하자 당시 1세대 통일펀드 상당수는 청산했던 전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