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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구매한 제품을 재포장해 '유기농 수제' 제품으로 둔갑시킨 '미미쿠키' 사건. 충북 음성의 작은 베이커리가 키워낸 이 사건은 주말 내내 온라인을 뜨겁게 했다.
충북 음성경찰서는 2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30여분간 음성군 감곡면에 있는 미미쿠키 영업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 점포에서 거래 장부, 판매 내역 등 관련 자료를 압수하고 자료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미미쿠키 운영자인 A씨 부부는 판매하는 제품들에 대해 "유기농 수제 제품이다", "음성에서 나오는 우리 농산물로 만드는 제품", "우리도 아이가 있기 때문에 아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만든다" 등의 설명으로 소비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제품을 재포장해 판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A씨 부부가 잠적, 논란은 확산됐다.
이 사건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많은 소비자들의 분노 어린 게시물들이 빗발쳤다. 특히 어린 아이의 간식으로 비싼 가격에도 구매를 감행했던 부모들을 중심으로 비판 글이 잇따랐다.
이어 일부 소비자들은 미미쿠키 제품을 먹고 자녀에게 아토피가 생겼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맘충' 논란까지 꺼내들었다.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에 따라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뿐만 아니다.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미미쿠키. 이번 사건으로 인해 SNS 유명 마켓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잇따랐다. 미미쿠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작은 카페나 SNS 유명 마켓에서 이같이 허위 광고를 하는 사례가 많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음성의 작은 베이커리에서 시작된 논란이 순식간에 각종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미미쿠키 사건은 단순히 한 베이커리의 일탈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논란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수년간 SNS와 온라인이 발달, 논란 확산 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빨라졌다. 논란이 허위임에도 불구하고 기정사실화돼 확산된 경우도 더러 있었다. '가짜뉴스'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팩트체크'를 하자는 움직임도 일어났다.
소비자의 파급력이 커진만큼 기업에 대한 감시 기능이 확대된 것은 바람직하다. 한 명의 소비자가 가진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커졌고, 소비자들의 수준 또한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미쿠키가 재포장 제품으로 소비자 신뢰를 하락시키며 사기 혐의에 휩싸였을지언정 논란이 업계 전체로 번지는 것은 경계해야할 일이다.
경찰은 자료 분석 결과 사기,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가 드러날 경우 A씨 부부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피해자들 역시 형사 고소를 준비 중이다. 미미쿠키에 대한 경찰 조사는 진행 중이다. 미미쿠키가 아토피를 유발했다거나, 다른 카페나 SNS 유명 마켓이 비슷한 잘못을 저질렀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가장 무서운 것이 특정 논란이 발생했을 때 근거도 없이 업계 전체로 번지는 것"이라며 "한 업체의 잘못으로 업계는 엄청난 영향을 입을 수밖에 없고 이를 보상받을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