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법정구속 이후 234일 만에 석방롯데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 다하는 기업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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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금출연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피해자로 판단했다.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는 5일 오후 2시30분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명예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롯데 관계자 9인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재판부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월드타워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해 ‘부정청탁’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단, 박 전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 K스포츠재단에 자금출연을 요청한 만큼 기업인인 신 회장이 이를 거절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신동빈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나타날 롯데에 대한 직간접적 피해를 두려워했다”며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70억원은 이러한 두려움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이어 “신 회장은 강요죄의 피해자인 동시에 뇌물공여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판례에 따르면 수뢰자의 강요로 의사결정이 제한돼 지원금을 낸 피해자에 뇌물공여의 책임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법원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 2016년 3월 14일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비선실세’ 최순실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봤다. 또 신 회장 이외에 다른 기업 총수들도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하고 지원요구에 따른 점 등에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강조했다.신 회장은 이날 1심 뇌물공여건과 같은 형량인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단 집행유예 4년이 결정돼 지난 2월 13일 구속된 이후 234일 만에 석방됐다.1심에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경영비리 건에 대해선 롯데시네마 매점에 영업이익을 몰아줬다는 일부 배임 혐의가 1심과 마찬가지로 인정됐다. 단, 신동주 전 부회장 등에 공짜급여를 지급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명예회장의 지시 등을 어길 수 없다고 판단돼 무죄로 인정됐다.재판부는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롯데 내 지위 등에 따라 그의 결정을 반대하기 어려워 공짜급여 지급 등의 실행 여부에 수동적으로 관여한 것에 불과하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롯데 관계자는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존중한다”며 “그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던 프로젝트 등을 챙겨나가는 한편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신격호 명예회장은 이날 징역 3년과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신 명예회장을 1심과 마찬가지로 건강상 이유로 법정구속하지 않았다.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소진세 롯데지주 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고문,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 신동주 전 부회장, 서미경씨 등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