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진흥원, 기존직원 2014명 이름만 올려靑 "맞춤형 일자리, 정부 책무"
  • 국정감사가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공공기관이 현직 직원을 신규 채용 실적으로 집계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정부의 일자리가 단기 인턴직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일부 기관의 경우 기존 직원을 신규 인원으로 중복으로 집계하는 경우까지 발견됐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을 필두로 한 무리한 일자리 확대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신규 채용 '뻥튀기' 거짓 통계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 통신위 소속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기관의 2017년 신규채용 규모는 1036명이다. 진흥원은 정부에 2017년 일자리 창출 실적을 5960개로 보고했다. 

    그러나 실제 자료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연구원이 일자리 창출 실적으로 중복으로 집계됐다. 신규 일자리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근로하고 있는 H 씨가 15회, Y 씨가 12회, S 씨가 12회, K 씨가 10회 포함되는 식이다. 

    최 의원실에 따르면 중복 집계를 뺀 실제 인원은 3946명으로 나머지 2014명은 '이름만' 올라갔다. 공공기관 내에서 버젓이 일자리 부풀리기가 이뤄진 셈이다. 

    최연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부풀리기 통계조작 사건"이라며 "내부 연구원을 신규 채용이라고 속인 이번 사건은 가짜 일자리 사건으로 과기부 산하 일자리 통계 보고 현황을 전수조사해야 한다.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해영 원장 직무대행은 "각종 지원사업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창업 지원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해명했다. 결국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관은 "고용인원 창출 관련 계산방식을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 일자리 대책이 단기알바 3만명?… 靑 "맞춤형 일자리"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현재 정부의 단기 일자리를 '가짜 일자리'로 명명하고 불필요한 인력 채용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해당 공기업과 공공기관장들에게 업무상 배임과 국고손실 관련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고용 기간이 고작 2개월에서 1년 미만인 단기 일자리 2~3만 개를 급조해 일자리 통계를 조작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나서 공공기관을 압박,아무리 단기 일자리를 만들어도 일자리 참사에 대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국감 현장에서도 의원들의 자료요청이 빗발쳤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단기알바 3만 명을3만명을 채용해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단체산하기관 내 단기 일자리의 업무 내용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의 '가짜' 일자리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잇따르자 청와대는 직접 대응에 나섰다. 

    정태호 일자리 수석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동시장에서 밀려나 생계를 위협당하는 국민이 있는데 그분들을 위한 일자리를 가짜 일자리라고 만들지 말라는 주장이 온당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용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정책은 정부가 해야 할 기본적 책무"라고 적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과거 정부에서도 단기 일자리를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온 만큼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정부 지원 청년인턴제, 박근혜 정부는 해외 인턴, 공공일자리 4만 개를 창출했다. 보수 야당의 주장대로라면 지난 10년 보수 정권도 가짜 일자리에 세금을 퍼부었단 이야기"라고 했다. 

    여야가 일자리를 두고 국감장에서 격돌하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고용 참사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9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실업자 수는 1년 새 9만2천 명이 늘어 102만4천 명으로 9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또 취업자 수는 4만5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일자리 증가 역시 추석 물류 확대에 따른 단기 일자리 영향이 컸다. 

    이와 관련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이 엄중한 상황인데도 정부가 가만히 있다면 그것이 더 문제"라면서 "한 두 달짜리 일자리라도 기존 보유 재정이나, 예산 중 연말까지 불용이거나 내년 전용할 수 있는 재원을 통해 일자리를 늘려 새로운 재정이 투입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