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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실적에 역행하고 있다.
3분기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11조원(11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6조원(6조5000억원)을 돌파했지만 주가는 3분기 실적발표 다음날 장중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수요 하락·공급 증가'라는 최악의 전망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저평가돼 있는 종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7만26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26일 장중 6만29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던 주가는 이후 반등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지난 5월 25일 52주 최고가(9만7700원) 대비 25% 이상 낮은 수준이다.
꿈의 실적을 달성하고도 주가가 여전히 부진한 것은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는 반도체 가격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회사 역시 올해까지 대규모로 진행해온 투자를 내년부터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3분기 깜짝 실적이후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실적이 다시 꺾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해 투자심리 역시 위축됐다.
증권가는 영업이익이 3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SK하이닉스가 4분기에는 약 5조4000억원, 내년 1분기 약 4조3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관론의 큰 이유는 D램 가격 하락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저조하고 신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도 줄어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 재고를 쌓아놓으려는 고객사들의 수요도 약해지고, D램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여전히 증권업계가 SK하이닉스의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는 특정 주식의 주당시가를 주당이익으로 나눈 수치 PER이 4배 수준의 저렴한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시총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PER은 약 8배 수준이고, 셀트리온은 74배, LG화학 14배, POSCO 8배, 현대차 7배, 삼성물산 33배, SK텔레콤 8배를 기록 중으로 SK하이닉스가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코스피가 전반적으로 흔들린 이후 서서히 반등을 노리는 상황에서 시장이 안정되면 실적이 좋고 절대적 저평가된 종목이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에 대해 향후 주가 하락 위험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는 11만원을 유지했다.
박 연구원은 "시장은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주가의 하락 위험도 제한적"이라며 "현 시점에서 D램의 투자 감소로 인해 언제든 업황의 급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과 수요의 계절적 비수기가 내년 1분기 중에 마무리되고, CPU 공급 차질이 내년 1분기 반기 중 해결될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주가 반등이 단순한 회사의 실적 및 수요·공급 개선과 연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의 업황 개선 ▲미중 무역전쟁 진정 ▲국내 증시의 안정 3요소가 동시에 갖춰져야 가능하다는 것으로 SK하이닉스가 국내 시총 2위 대형 기업인 만큼 단순히 회사의 지표만 주가에 반영하기에는 버거운 요소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경우 기업가치만을 보면 무조건 잡아야 하지만 시장 주변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무조건 매수는 리스크가 클 수 있다"며 "단순히 중장기 전략으로 투자를 하기 보다는 현재 상황에서는 흐름을 확인하면서 단기적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