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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전국택배노동조합)가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CJ대한통운 소속 기사가 주축인 택배노조는 이번 파업에 약 8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CJ가 자신들을 정식 노조로 인정하고 교섭에 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교섭이 성사될 때까지 지속된다. 파업엔 서울, 경기도, 대구, 광주, 울산 등 전국 대리점에 소속된 기사들이 참여한다.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CJ대한통운 대전 허브터미널 작업 중단으로 전국에서 배송지연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고객 불만이 상당한 상황이다. 대전 허브는 매일 CJ 전체 물량의 약 30%를 처리하는 주요 시설이다.
파업 전날인 20일 현재 약 200만 상자의 택배가 대전 터미널에 묶여있는 상황이다. 당일 물량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부패 위험이 있는 식품류는 집화 자체가 어렵다. 절인배추, 채소 등 김장철 집중 처리해야 하는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고객사의 불만도 상당하다.
쌓인 물량을 처리되는 대로 분주히 배송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파업이 시작되는 내일부턴 배송지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물 등으로 물량이 폭증하는 연말 특수기도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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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장은 “대전허브 가동 중단으로 오늘만 200만 상자의 택배가 잔류돼 있는 상황”이라며 “현 상황만 해도 배송 지연으로 인한 고객 불만이 상당한데, 노조에선 내일부터 파업까지 시작한다고 해 우려가 상당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특수고용직을 사회적 약자로서 보호해 달라는 주장에 대해선 찬성하지만, 정상적인 업무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한다는 사실은 유감”이라며 “배송 지연으로 인한 고객 불편, 파업에 따른 업무량 증가로 동료들이 입을 피해도 고려해 달라”고 덧붙였다.
대리점 측은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되는 내일까지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당장엔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 물량을 같은 대리점 소속 기사들이 나눠 처리할 방침이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엔 본사에 대체 인력을 요청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엔 쇼핑몰 등 고객사가 발송하는 물량 집화를 줄이거나 중단한다.
CJ대한통운은 현 상황에 개입하기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지난 7월 CJ는 노조와 대리점 간 갈등으로 인한 경남권 배송지연 사태 때, 대리점 요청으로 대체 인력을 파견했다 ‘노조 물량 빼돌리기’를 조장한다며 뭇매를 맞았다. CJ 측은 일단 파업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파업 사태에도) 정상적인 배송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