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신제품 광고영상 재편집… 마이크로닷 출연 화면에 영상 콘티 대체
  • ▲ 한국피자헛 신제품 광고 영상 초반 화면.
    ▲ 한국피자헛 신제품 광고 영상 초반 화면.

    래퍼 마이크로닷이 결국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가운데, 마이크로닷을 모델로 기용했던 한국피자헛의 위기대응이 화제가 되며 '모델리스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닷 소속사는 "모든 방송에서 자진하차한다"는 입장문을 내놓은 이후 채널A '도시어부' 등 마이크로닷이 출연하던 프로그램의 하차가 공식화됐다. 앞서 지난 22일 충북 제천경찰서는 대규모 대출 사기 후 해외 도피이민 혐의를 받고 있는 마이크로닷의 부모, 신 씨 부부의 신변 확보를 위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를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국피자헛은 마이크로닷과 광고 계약을 맺고 신제품 출시에 맞춰 공개할 광고 영상을 이미 찍어둔 상황이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피자헛이 '마이크로닷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집중됐다.

    이후 공개된 피자헛 신제품 광고영상은 마이크로닷 출연 분량이 모두 콘티 영상으로 재편집됐다. 피자헛은 온라인 영상 광고 시작 부분에 "본 광고는 온에어 3일 전 모델 이슈로 불가피하게 모델 출연 분량을 삭제 후 재편집한 영상으로 영상의 흐름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를 삽입했다.

  • ▲ 한국피자헛 신제품 광고영상 화면.
    ▲ 한국피자헛 신제품 광고영상 화면.

    이를 본 소비자 반응은 놀라웠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웃김. 아이러니하게 그 일때문에 약간 이득 보는것같음. 지금 최고로 이슈되는게 마닷인건 맞으니까", "나쁘지 않은데?", "아 어쩐지 어제 티비보는데 저런거 뜨길래 광고 독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원래 저런 광고인줄", "천재적 위기대응, 위기를 기회로", "노이즈마케팅 지렷(대단하다)" 등의 댓글이 올랐다.

    통상 광고모델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신제품 출시에 맞춰 광고를 촬영하고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논란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광고모델이 예측불가능한 부정적 논란에 휩싸여 기업 마케팅에 문제가 생기는 이른바 '모델리스크'는 업계의 고민이지만, 한국피자헛이 슬기롭게 위기를 대처하며 더 큰 광고효과를 볼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 광고모델을 쓸 때 신중할 수밖에 없지만,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에 휘말리는 것까지는 어쩔 도리가 없다"며 "피자헛은 신속하면서도, 오히려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선택을 잘 한 것 같다. 당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피자헛 관계자는 "마이크로닷 광고 모델 계약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며 "마케팅팀에서 위기 대처를 위해 (광고 재편집을) 했고, 결론적으로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많은 업체들이 모델리스크를 겪은 바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는 논란의 경우, 논란 대처에 더욱 어려움을 겪어왔다. 광고를 아예 내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고, 전면 재촬영을 결정한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 업체들은 막대한 손해를 감당해야 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광고 모델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위기가 닥치면 업체 입장에서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민감한 상황에서 광고 모델에 대해 손해를 물어내라고 하거나,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기 어려워 고스란히 모든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크로닷은 '도시어부'를 비롯해, JTBC '날보러와요', 올리브 '국경없는 포차' 등에 출연하고 있었다. 지난해 7월부터 출연했던 '도시어부'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마이크로닷은 예능 전성기를 맞았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도 출연했다.

    마이크로닷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부모 사기 의혹'이 화제가 됐다. 의혹 제기 초반에 마이크로닷은 이같은 의혹 전반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속적으로 피해 사례가 나오면서 피해자는 물론, 시청자들의 분노를 낳았다.

    결국 마이크로닷은 지난 21일 "부모님과 관련된 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 뵙고 말씀을 듣겠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