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주요 제품 가격 인상가격 인상에 배달료까지 내야… 본사 "배달료, 어쩔 수 없어"
  • ▲ 황금올리브치킨 2만원ⓒ배달앱 캡쳐
    ▲ 황금올리브치킨 2만원ⓒ배달앱 캡쳐
    # 소비자 김씨는 BBQ 치킨 주문하면서 깜짝 놀랬다. 평소 즐겨 먹던 황금올리브치킨이 2만원이서다. 2000원 인상에 배달 수수료 등 2000원이 추가돼 25%가 인상된 셈이다. 황금올리브치킨뿐 아니라 통다리바베큐 역시 인상된 금액에 배달료까지 더해 2만1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김씨는 "인상 소식은 들었지만 4000원이나 올라 너무 놀랬다"면서 "원래 배달료를 안받던 매장인데, 앞으로 포장해서 사먹어야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제네시스 BBQ가 가격 인상하면서 치킨 한마리에 '2만원 시대'를 열었다. 이번 인상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치킨 가격 인상에 배달비 유료화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이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BBQ 본사가 "배달료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비큐는 지난 19일 주력 메뉴인 황금올리브는 1만6000원에서1만8000원으로 12.5% 인상했다. 통다리바베큐와 써프라이드는 1만7500원, 18900원에서 11.4%, 5.2% 인상해 각각 1만9500원, 1만9900원이다.

    앞서 윤홍근 회장의 동생 윤경주 대표는 지난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4개월여만에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2위 BBQ의 치킨 가격 인상은 업계 최초다. 교촌치킨이 올초 치킨 배달비를 2000원 받기로 해 치킨값을 올린 것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값을 올려받기 시작한 건 BBQ가 처음이다.

    BBQ 관계자는 "인건비, 임차료 등이 오르면서 가맹점주 사이에 치킨 제품의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가맹점 대표들과 본사가 참여하는 동행위원회에서 이번 가격 조정을 결정한 것"이라고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 ▲ BBQ 로고
    ▲ BBQ 로고
    문제는 업계의 배달료 유료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BBQ도 배달료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교촌치킨이 배달료 2000원, 10월 굽네치킨이 1000원을 책정했지만 BBQ는 배달료를 가맹점주 자율에 맡겨 왔다. 금액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1000~4000원이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포장해서 사먹어야 되나", "가격 인상했으면서 배달료까지 받으면 어떻게 먹든 정가보다 비싼 값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브랜드 거부 조짐까지 일고 있다. 

    배달료로 명목상 치킨 가격 인상을 단행한 교촌치킨과 굽네치킨과 달리 BBQ의 치킨 가격에다 배달료까지 추가로 비용을 부담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부분이다. 배달료를 더하면 치킨 한 마리를 시킬 때 많게는 2만원 중반대의 정도 소비자가 부담을 해야 한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영업이익을 고려해 추가 비용을 받는 것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9년간 가격이 동결돼 어려움을 겪어왔고 배달료 등을 인상하지 않은 점주들을 중심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다만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나타나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BBQ는 개별적으로 가맹점주가 배달료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제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 방침은 배달비를 안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서도 "하지만 배달비 수수료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주가 받으면 본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