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연속 D램 가격 하락세… 경기 둔화-구매 관망 주요 요인 내년 1분기 이후 수급 상황 완화… 중장기적 수요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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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4분기 들어 하락세를 거듭하며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 불황과 맞물려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반도체 가격 하락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그간 유례없는 활황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일시적 조정기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분기와 3분기 가격 변동이 없었던 D램 가격은 4분기 들어서면서 본격 하락세를 걷고 있다.

    지난달 PC용 D램 평균가격은 전월 대비 1.64% 하락한 7.19 달러를 기록했다. 10월 가격이 전월대비 10.74%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하락세가 지속됐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에 불을 지피는 상황이다.

    지난 9월부터 2달 연속 하락했던 낸드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지난달 평균 낸드 가격은 4.74 달러를 보였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CPU 공급 부족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유통 재고도 확대된데다 계절적 비수기인 내년 1분기 추가 가격 하락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고객사들이 구매를 미룬 점도 가격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측면에서 서버 D램의 경우 내년 1분기까지 수요 둔화가 점쳐지고 있으며 신규 CPU 플랫폼이 출시되는 내년 2분기에나 수요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짙어짐에 따라 반도체 생산 업체들도 생산량 조정에 나서고 있는 만큼 수급개선세는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분기별로 이뤄지는 계약을 제외하고 추가로 큰 단위의 거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 3분기까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숨고르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 전망치를 12조4000억원에서 11조3000억원으로 하향조정했으며 SK하이닉스은 지난 3분기 6조4700억원에서 4분기 5조5000억원으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시장 상황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일시적 조정기에 불과하다며 시장에서 제기하는 업황 둔화 우려는 과도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간 반도체 업황은 시장 상황보다 크게 부풀려진 부분이 측면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가격 강세로 힘에 부친 고객사들 영향으로 일시적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일 뿐 여전히 수요는 견조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내년 2분기 이후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채용 본격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5G, AI(인공지능) 부분의 개발이 본격화되면 반도체 수요는 공급을 크게 상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저하고 수요 증가율, 공급제약 지속, 재고 수준 등을 감안해 내년 2분기부터 D램 가격 하락폭은 축소될 것"이라며 "IT 패러다임 변화로 중장기적으로 서버 수요는 증가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