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한국존슨앤드존슨 등 인기 유튜버 모델로 기용CJ ENM 다이아TV, 1400여명 1인 크리에이터와 협력… 제품 개발·크라우드펀딩에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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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크리에이터들이 광고업계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온라인과 모바일 영역에서 주로 활동해오던 이들은 최근 대형 브랜드의 TV CF 모델로 등장하고 대기업과 함께 제품을 개발하는 등 스타 못지 않은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선보인 '스파게티 까르보나라' TV 광고 모델로 먹방 크리에이터 '슈기'를 기용했다. '슈기'는 유튜부 구독자 수 166만명을 보유한 인기 '먹방(먹는 방송)' 크리에이터다.
농심은 그간 1인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SNS와 유튜브, 케이블 광고를 진행한적은 있지만 TV 광고까지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심 관계자는 "슈기는 막강한 구독자 수를 기반으로 넓은 대중적 인지도와 파급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젊고 끼 있는 먹방 크리에이터 슈기를 모델로 선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농심의 주력 제품인 라면 브랜드 광고에는 주로 인기 배우와 아이돌 등 대형스타들이 모델로 등장했다. 현재 농심 '신라면' 모델은 배우 하정우, '짜파게티'는 아이돌 겸 배우인 설현이 모델로 활동했다.
농심 '스파게티 까르보나라'는 젊은 소비자 층인 1020세대를 겨냥해 출시된 제품인 만큼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대하는 행동 패턴의 변화에 주목했다.
광고를 제작한 농심기획은 "과거 네이버로 대표되는 포털에서 텍스트와 이미지로 된 콘텐츠를 소비했다면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과 사운드로 구성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로 인해 콘텐츠 생산자는 방송사에서 디지털 크리에이터로 무게 중심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명 크리에이터는 곧 스타를 의미하며 이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들에 젊은 세대가 열광하고 있다"며 "이제는 역으로 TV 연예인들이 유튜브 스타가 되기 위해 뒤늦게 크리에이터를 겸직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디지털 트렌드가 급변하자 농심은 '스파게티 까르보나라' 제품과 유튜브 중심의 콘텐츠 트렌드 사이의 연결고리를 '먹방'이라는 포맷에서 찾았다.
디지털 채널에서 다양하게 방송되고 있는 먹방이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젊은 타깃과의 접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파급력 있고, 경쟁력이 있는 먹방 크리에이터 모델을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
한국존슨앤드존슨의 구강청결제 브랜드 '리스테린'도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를 모델로 선정해 TV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CJ ENM과 유니버설맥켄코리아가 공동 제작한 이 광고에는 인기 유튜버 '오늘의 하늘'이 등장한다. 지난 7월 광고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 '오늘의 하늘' 구독자 수는 46만명이었지만 12월 현재 63만명을 넘어섰다.
CJ ENM 관계자는 "12월 5일 기준 유튜브 광고 영상 조회수 214만 회를 돌파했다"며 "소비자들이 광고를 직접 눌러서 보는 건 처음이라는 댓글을 남기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CJ ENM의 다이아TV는 대도서관, 벤쯔, 씬님 등 약 1400여명에 달하는 1인 크리에이터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푸드 크리에이터 '소프'와 함께 공동개발한 '비벼먹는 소고기 버터 장조림'을 CJmall '인싸쇼핑'에서 선보여 4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방송 전 선판매에 1차 물량을 소진한 데 이어 방송 중 1만4000여팩을 판매했다.
'소프'는 조리방법, 음식 리뷰, 캠핑요리 등 1200여 개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약 102만 명의 구독자 보유한 1인 크리에이터다.
CJ ENM 측은 "1인창작자와 중소기업을 연계하는 삼각상생의 연장선에서 소프와의 협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CJ ENM은 앞으로 국내 최대 V커머스(비디오 커머스) 제작 센터인 '다다(DADA) 스튜디오'의 V커머스 제작 역량과 다이아TV 크리에이터 네트워크 등 디지털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대도서관'의 시청자인 '대청자' 캐릭터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했다. 목표금액인 1000만원의 1138%인 1억1388만1000원에 크라우드 펀딩을 마감하는 성과를 냈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1인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광고가 온라인과 모바일, 케이블을 넘어 TV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광고도 이들의 콘텐츠와 유사한 방식으로 촬영하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기 스타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특정 브랜드가 원하는 명확한 타깃층에 소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크리에이터는 매력적인 모델"이라고 평하면서도 "다만 검증되지 않은 일반인들이기 때문에 사생활이나 발언, 행동 등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어 기업들의 고민이 깊은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