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 효과?… "올해말→내년초→내년 하반기"새 사령탑 홍남기 "경제정책 수정 없다"
  • 한국경제 성장률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애초 3%대는 고사하고 가장 낮춰잡은 2.7%도 버거울 전망이다.

    2분기 연속 0%대 성장이 예삿일이 되고 있고 갈팡질팡 경제정책에 각종 지표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진작에 곳곳에서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 개개인의 소득을 높여 내수시장을 이끈다는 이른바 소득주도성장만 고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을 진두지휘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마저 "내년 하반기부터는 소득주도성장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지표에 반영될 것"이라며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반도체 호황 끝나가는데… 수출에 기댄 성장

    4일 한국은행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6%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2분기(0.6%)에 이어 두 분기 연속 0%에 머무른 결과다. 이로써 정부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제시한 2.9%는 말 그대로 '목표'로 남게 됐다. 

    3분기 경제성장 0.6% 가운데 순수출이 성장률에 1.9%p나 기여한 점을 감안하면 투자와 소비가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수출이 홀로 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올 3분기 0%대라도 마이너스가 아닌 성장을 만들어 낸 것은 수출, 특히 반도체의 역할이 컸다. 

    3분기 수출 증가율은 3.9%로 이 가운데 반도체 분야의 수출이 두드러졌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기기 업종의 성장률은 9.0%로 가장 컸다. 다른 업종 중에서 성장세를 보인 곳은 정밀기기(6.4%), 화학제품(2.0%)일뿐 대부분 1% 이하 이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건설·부동산업은 1998년 외환위기 이래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주거용 분야는 1.6% 성장한 반면 비주거용은 -12.4%를 기록했다. 또 토목건설 분야 역시 -6.7%였다. 

    올해를 끝으로 반도체값이 하락하고 수요 둔화 전망까지 뒤따르면서 내년부터 반도체 수출에 기댄 성장마저 어려울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증가 덕에 항공·물류 산업까지 큰 폭으로 성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우리경제가 마주할 내년도 경제상황은 녹록치 않다.


    ◇ 소주성 효과 언제?… "올해말→내년초→내년 하반기" 

    문제는 경제 전망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 정부의 경제 인식이 현실과 동 떨어진데다 정책전환 속도가 더디다는데 있다.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는 4일 인사청문회서 원칙적으로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후보자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경기 침체라고 부르는데 최근 2분기 모두 플러스 성장을 한 만큼 경기 침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서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소득주도성장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지표에 반영될 것"이라며 "일자리는 민간이 창출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시행했으나 소득과 경기지표가 부진해 아직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은 단기적 효과를 보장하는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정책효과를 두고 청와대와 여당의 시점이 계속 뒤로 밀리고 있어 애초 정책을 마련할 당시 제대로된 예측을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장하성 청와대 전 정책실장은 올해 말을 지목했으나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내년초로 이를 미뤘다. 하지만 홍남기 후보자는 다시 내년 하반기를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정책 수정의 뜻이 없는 2기 경제팀에 기대할 것이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포퓰리즘으로 경제를 망쳐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