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文 대통령 속도조절 언급에도 막무가내식 강행車 등 대기업 인건비 최대 40% 가중, 임금 양극화도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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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언급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시행령을 강행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대다수 대기업들은 당장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게 되거나 막대한 인건비 부담을 떠안아야 될 상황에 직면했다. 임금의 양극화 심화라는 당초 취지에 어긋난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자동차 산업 등은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1일 정부와 국회, 경제단체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 개정안이 오는 24일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경우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무엇보다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시간(유급휴일)을 포함해 최저임금을 산정함으로써, 실제 받고 있는 임금보다 크게 축소된 최저임금 기준을 적용 받는 것이 문제다. 

    현재 시행령에 따르면 월 145만2900원(8350원*174시간)을 지급하면 되지만, 시행령 개정시, 토요일까지 유급으로 처리하는 기업의 경우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지 않으려면 월 202만9050원(8350원*243시간)을 지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현행보다 최대 40%까지 임금이 늘어나게 된다. 연봉 5000만원 이상의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이 상승하고, 저임금 근로자는 오히려 임금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대우조선해양, 현대모비스 등도 최저임금에 미달한다고 판단해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시행령에 따를 경우, 중소기업 뿐 아니라 연봉 5000만원 이상의 다수의 대기업들도 최저임금 미달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당초 취지인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인상이 아니라 대기업 임금인상으로 양극화 심화로 이어지게 된다. 국민적 상식과 시급의 본질적 정의에 반하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산업 생태계 붕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자동차 주요 부품사인 ‘리한’의 워크아웃, ‘다이나맥’과 ‘금문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부품사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견 부품사 100개사 중 84개사는 올 상반기에만 평균 영업이익이 작년대비 반토막이 났고, 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영업이익률이 한계에 이른 기업도 1.84%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시행령 강행시, 인건비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될 것은 당연하다. 대다수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토요일도 유급으로 지정해 시행령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위반하게 될 수밖에 없다. 
     
    경총 등 17개 경영계 단체는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 추진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 경총과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영계 17개 단체에서 “최저임금 산출시 실제 일한 시간만 근로시간에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경제단체들은 “최저임금은 2년 사이 30% 급속하게 인상됐고,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며 “기업들이 범법자로 내몰리게 될 수밖에 없을지 두려움과 함께 행정부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다는 무력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경총은 지난 20일에도 “이번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정부가 기업들을 단속·시정하고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는 최저임금 산정기준에 실제 존재하지 않는 ‘무노동시간’까지 행정 자의적으로 포함해 과도한 단속 잣대를 만들어 기업에 부당한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은 근로를 제공 받지 못함에도 주휴수당 등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현실에 더해 최저임금 위반 대상으로까지 몰리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행령 내용은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어긋난다. 현재 주휴수당을 도입한 나라는 극소수로 OECD 국가 중 주휴수당을 법에 명시한 국가는 한국과 터키 뿐이다.
     
    따라서 경제계 파급효과가 큰 최저임금 관련 기준을 시행령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법률에 상향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실제로 근무하는 시간인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삼고,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유급처리 되는 시간’을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경총을 위시한 경영계의 주장이다.

    한편, 지난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시 저소득층의 근로시간과 임금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저임금 미만자와 영향자의 비율이 1%포인트 증가하면 이들의 월 평균 근로시간은 각각 2.1시간, 2.3시간 줄어들고, 근로시간 감소로 이들의 월 평균 급여 또한 1만2000원, 1만원이 감소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