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맏사위, 60세에 회사 떠나채형석 총괄부회장을 비롯한 삼형제와 지분 차이 현격
  • ▲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제주항공
    ▲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제주항공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위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 오너 일가에도 불구하고 60살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맏사위인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이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결국 사위라는 한계를 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장 회장은 슬하에 장남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59세), 장녀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56세), 차남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55세), 삼남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49세) 등 4남매를 두고 있다.

    안 부회장은 채은정 부사장의 남편으로,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보다 1살이 많다.

    오너 일가의 맏사위였지만, 애경그룹은 안 부회장에게 지분 확대를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 부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 지분은 전혀 갖고 있지 않으며,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몸담았던 제주항공 지분조차도 0.59% 밖에 소유하지 못했다. 표면적으로는 오너 일가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전문경영인 역할에 그쳤던 셈이다.

    결국 고령인 장 회장 대신에 사실상 경영권을 쥐고 있는 채형석 총괄부회장을 비롯한 삼형제가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팔이 안쪽으로 굽는다'는 속담처럼 현실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이는 안 부회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단행된 애경그룹 임원인사에서 40대 임원 승진 등 세대교체가 급격하게 이뤄진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결국 세대교체의 큰 흐름 속에서 자립 기반이 부족했던 안 부회장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제주항공과의 결별을 택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제주항공 측은 안 부회장 본인이 목표한 바를 이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입장이다.

    안 부회장은 34년간 직장생활 중 23년을 대표이사로 일했고, 개인적으로 환갑이 되는 해에 퇴임하는 것을 목표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는 것이다. 안 부회장은 1959년생으로 올해 60살이며, 한달 뒤면 환갑이 된다.
     
    안 부회장은 애경유화, 애경산업, 제주항공이 어려울 때 경영을 맡아 궤도에 올려놨고, 모두 애경그룹을 대표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항공의 실적이 좋아 박수를 받는 지금이 스스로 계획했던 은퇴 시기와 가장 잘 맞는 것 같아 올해 용퇴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이석주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제주항공은 AK홀딩스가 56.94%로 최대주주이며, AK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채형석 총괄부회장으로 16.14%를 갖고 있다. 차남 채동석 부회장과 삼남 채승석 사장이 각각 9.34%, 8.30%를 나눠 갖고 있으며, 장녀 채은정 부사장은 3.85%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