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동아에스티·LG화학·SK바이오사이언스 등 7개사대북제재와 별도로 약품지원 가능… 北 백신공급 가능성↑동아에스티, 민간단체 통한 항결핵제 대북지원 나서 '눈길'
  • ▲ 지난 1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보건의료 실무회의'에서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오른쪽)이 김윤철 북한 보건성 국장과 인플루엔자 관련 정보를 시범교환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보건의료 실무회의'에서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오른쪽)이 김윤철 북한 보건성 국장과 인플루엔자 관련 정보를 시범교환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보건의료 실무회의에서 양측이 인플루엔자(독감) 정보를 시범 교환하기로 합의되자, 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주목 받고 있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남북 보건당국은 지난 1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보건의료 실무회의를 개최해 전염병 정보를 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남측에서는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 등 3명, 북측에서는 김윤철 보건성 국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 3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7일 열린 남북보건의료 분과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양측은 이날 인플루엔자 정보를 시범 교환하기로 합의하고, 기타 감염병 정보를 교환하는 방안도 협의했다.

    이처럼 남북 보건의료협력이 진척되면서 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로는 GC녹십자, 동아에스티, LG화학, SK바이오사이언스, 보령제약,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한국백신 등이 있다.

    GC녹십자는 3가 백신인 '지씨플루프리필드시린지주'와 4가 백신인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를 생산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4가 백신 '백시플루4가주사액프리필드시린지'를 제조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3가 백신인 '스카이셀플루프리필드시린지'와 4가 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를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3가 백신 '플루플러스티에프주'와 4가 백신 '플루플러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주'를 생산한다.

    보령바이오파마는 4가 백신인 '비알플루텍트라백신주'와 3가 백신인 '보령플루백신주'와 '보령플루테트라백신주'를 생산한다. 일양약품은 3가 백신 '일양플루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와 4가 백신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를 만든다. 한국백신은 3가 백신 '코박스플루주'와 4가 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 '코박스인플루4가PF주'를 갖추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면서도,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인플루엔자 등 백신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단계이기 때문에 일단은 정부에서 확실히 결정을 내려야 기업들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 (대북지원이) 계획 중인 것은 없다"면서도 "지금 남북경협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강력하니 앞으로 여러 가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남북의 정보 교환을 시작으로 약품 지원이나 인적 교류 등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별도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약품 지원과 인적 교류 등은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기관과 협의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민간 부문의 참여 가능성도 열어뒀다.

    권덕철 복지부 차관은 지난 7일 "통일부와 협력해서 민관이 같이 협력해 북측에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통일부와 협력하고 협의체계를 구축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동아에스티는 민간단체와 손잡고 북한 의료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1일 대북 의료지원 단체 유진벨재단과 북한 항결핵제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유진벨재단은 북한에서 결핵 퇴치 활동을 펼쳐온 대북 의료지원 단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동아에스티는 항결핵제 '크로세린'을 유진벨재단에 지원하고, 유진벨 재단은 이를 북한 다제내성결핵 환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다제내성결핵은 일반적인 결핵약에 내성이 생긴 결핵이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주위 사람에게 계속 전염되며, 평균 5년 이내에 사망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지난해 북한결핵관리합동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매년 8000명 이상 새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국산약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건강을 되찾길 바란다"며 "이번 후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의 대북 보건의료 협력이 인도적 차원에서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