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커져도 경상수지 흑자시 환율변동 없어은행권, 금리상승‧가계대출 규제 탓 성장률 둔화 전망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지난해 4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한‧미간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 기준금리와 장기금리 모두 미국이 한국을 앞지르면서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의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도 FRB가 금리를 인상해 한미 금리차가 확대될 경우 환율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금융권은 대출규제 강화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환율, 원화강세 속 급변동 가능성 높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50원~1150원의 밴드 내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충분한 외환보유액(4000억 달러)과 양호한 국가신용등급(AA), 지속적인 외국인 자금유입으로 외환 펀드멘털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에도 채권자금 유입이 견조해 대외신인도도 향상된 추세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올해 금리 인상에도 미국의 약달러 선호와 경상수지 흑자 지속으로 1100원대 밴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수의 경제전문가들도 내년에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상으로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더라도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한 원‧달러 환율은 현재 수준에서 급격한 변동을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주가 급락, 일부 취약 신흥국 이슈가 확대될 때마다 일시적으로 환율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유로화는 양적완화종료와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강세를 전망했다.

    엔화 역시 미약하지만 회복을 지속중인 일본경기와 안전자산 선호의 영향으로 강세를 예상했다. 반면 위안화는 미중 무역전쟁 재발 가능성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영향으로 약세일 것으로 전망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올해 국내 기준금리는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신흥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1~2회 인상을 예상했다.

    다만 경제지표 부진시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 대외 불확실성 지속 등을 고려해 최소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미국은 경기확장세 지속을 위한 금리인상속도 둔화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은행권, 금리상승으로 대손비용 증가 수익성 악화 예상

    은행산업은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과 금리상승 등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외 주요 리스크요인을 감안할 때 국내은행의 올해 자산성장률은 명목경제성장률 예상치인 4.3%보다 조금 낮은 3.86%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는 경제성장률 하락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업대출 영업기회 축소 및 경영리스크 증대 가능성 등으로 대출자산 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가계대출은 신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도입과 예대율 산정시 자산별 가중치 차등화에 따라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들은 대출자산의 적극적인 양적팽창 보다는 해외시장 진출과 디지털 혁신 투자 등 질적 성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기업대출 확대하고 금융소비자보호 힘써야

    올해 은행 경영환경의 리스크 요인은 금리상승과 국내외 경기둔화, 신흥국 금융불안, 가계부채 규제 강화,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은행산업 경쟁심화 등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련 규제 강화로 인한 은행권의 수익성 하락과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비용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환경 측면의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이자수익 증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대출자산의 건전성관리를 강화하면서 기업대출 확대 등 자산포트폴리오 조정과 비이자수익 증대 노력이 필요하다"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돼 국내은행의 대출자산 증가세가 크게 위축될 수 있으므로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금융소비자보호를 비용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신뢰구축을 통한 수익증대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금융상품 설계와 마케팅, 판매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과거의 관행을 점검하고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밖에도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우해 해오시장 진출을 꾸준히 추진하고 디지털 환경변화에 신속해 대응해 은행의 지속성장을 위한 기회창출에 노력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