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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서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3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올해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면서 전셋값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파트·단독·연립주택 등 서울 종합주택 전세가율은 전달(65.4%) 대비 0.1% 하락한 65.3%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1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서울 주택가격은 6.2% 올랐지만 전세가는 0.3% 오르는데 그치면서 전세가율 하락을 부추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말 송파구 헬리오시티(9150가구)가 대규모 입주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지난주 송파구 전세가격 변동률은 -0.13%로 성북구(-0.16%)에 이어 서울에서 두번째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송파구 인근 강동구(-0.06%) 역시 크게 떨어졌다.
헬리오시티 전셋값 역시 급락하고 있다. 전용면적 84㎡ 기준 8억원 가까이 치솟았던 젠세가격이 최근엔 대부분 5억~6억원대에 이뤄지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겨울철 비수기에 헬리오시티 입주까지 맞물리면서 손님 발길이 거의 없다"며 "인근 지역에도 입주물량이 많아 전셋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들어서 서울 전세가격 하락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5만2341가구에 달한다. 이는 2008년(5만6186건) 이후 최대치로, 지난해 입주예정 물량인 2만7034가구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준이다.
게다가 내년 입주 물량(4만1314가구)도 평년 수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기 때문에 늘어난 입주 물량은 당분간 유지될 예정이다. 입주 물량이 많은 만큼 전세매물도 늘어나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셋값이 하락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전세를 염두해 두고 집을 산 집주인들이 급하게 매물로 내놓게 되고 이는 곧 매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결국 부동산 시장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은 당분간 하락장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사례를 볼 때도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몇 개월새 1억원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