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이름 바꾼 롯데주류의 과감한 마케팅, 소비자 마음 움직여흔한 소주병, '내 것'으로 인식하게 만든 '커스터마이징' 전략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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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주류가 소주병에 스티커를 붙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자신의 이름이나 원하는 문구를 새겨넣을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 서비스)' 전략이 애주가들의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뉴데일리경제는 최근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주류 본사에서 처음처럼 '마이라벨'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장승훈 마케팅부문 마케팅1팀 책임을 만나 성공 스토리를 공유했다.
장승훈 책임은 "국내 주류 마케팅은 규제와 한계가 많은 분야"라며 "규정을 지키면서도 처음처럼을 소비자들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초록색 병에 담긴 다양한 소주 브랜드 중 소비자가 처음처럼을 선택하게 하려면 나만의 브랜드라고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그걸 제품으로 구현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커스터마이징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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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에 '마이라벨' 스티커를 붙이면 세상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나만의 제품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처럼' 이라는 브랜드명에 변화를 준다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내부에서도 이같은 이유 때문에 5~6개월 가량 아이디어를 설득하는 시간이 걸렸다.
장 책임은 "제품명에 변화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에 반대하는 분들도 많았다. 사내 회사 워크숍과 회식 때 임직원용 마이라벨을 만들어 반응을 살폈는데 실물을 보고 모두 좋아했다"며 "소문을 듣고 다른 부서에서도 마이라벨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올 정도로 인기가 있어 소비자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분은 값비싼 위스키보다 마이라벨에 자신의 이름이 붙은 처음처럼 한 병을 더 좋아했다는 반응도 들었다"며 "온라인을 통해 마이라벨을 하루 200~300 건 선착순으로 신청받고 있는데 30분 안에 완료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마이라벨'을 받은 소비자들은 이를 소주병에 붙여서 활용만하는 것이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과 같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인증사진을 올리는 등 자발적인 확산에도 적극적이다. 인스타그램에 '#마이라벨'을 검색하면 1500건이 넘는 인증샷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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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주류가 지난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20대 소비자지표에 따르면 '처음처럼'의 선호도가 처음으로 50% 수준에 도달했다.
'마이라벨' 캠페인은 올해부터 문구 외에도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스티커처럼 붙일 수 있는 '페이스라벨'을 선보였다. 이제 자신의 이름과 함께 사진이 붙은 '처음처럼'을 만들 수 있게 된 것. 이 밖에도 고객들이 원하는 커스터마이징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장 책임은 "실무진으로서 마이라벨이 소비자와 광고 업계 양쪽의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처음처럼이 다른 브랜드와 다른,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