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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미국 코오롱티슈진 현지 실사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며, 검사 결과가 언제 도출될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국내 식약처의 자체 검사 결과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임상 재개 여부 결정 등이 나오는 5월 말은 돼야 인보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5월 14일까지 인보사의 세포 변경 관련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야 한다. 식약처는 이 자료를 토대로 현재 유통된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293유래세포로 바뀐 경위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HC)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주사제다. 두 개를 3대1로 섞어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무릎 관절강에 주사한다. 2017년 식약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인보사 논란은 허가 당시 식약처에 제출한 자료와 실제 의약품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됐다.
허가사항에는 2액의 형질전환세포에 대해 성장인자가 함유된 연골세포라고 기재됐다. 하지만 유전학적 계통검사(STR, Short Tandem Repeat)에서 신장세포(293유래세포)로 확인됐다.
코오롱그룹은 약 19년간 1100억원을 투자해 인보사를 개발했지만, 정작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는 잘못 알고 있었던 것. 그 기간은 형질전환세포 특성 검사 결과가 나왔던 2004년부터 무려 15년에 달한다.
현재 확실한 건 미국에서 임상 3상 진행 중이던 인보사와 국내 유통된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는 모두 293유래세포라는 것 뿐.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는 세포 변질을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과 국내의 인보사에서 모두 293유래세포가 나왔다면, 초기 개발부터 상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일관된 세포를 사용한 게 입증됐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극저온 상태에서 냉동 보관하는 세포주가 변질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코오롱 생명과학은 초기부터 일관된 세포를 사용한 만큼 안전성과 유효성엔 문제없다 판단, 허가 취소가 아닌 품목허가 변경을 주장한다.
반면 식약처는 현재 유통된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293유래세포로 바뀐 경위를 자세히 들여다 보겠다는 방침이다. 과거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를 재검토한 결과, 당시에는 형질전환세포를 연골세포로 판단할 이유가 합당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과 세포은행인 바이오릴라이언스, 위시 등을 직접 실사하는 계획을 논의 중이다. 이번 실사를 통해 최초 개발단계부터 293유래세포였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코오롱티슈진은 물론 세포은행 모두 미국 기업이라 조사 진행에는 코오롱생명과학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관련 자료 제출 뿐만 아니라 실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업계는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의 자료를 검토하고 현지 실사와 자체 검증까지 끝내려면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역시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가정 하의 예상이라 더 많은 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
최승진 식약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장은 "코오롱생명과학을 통해 현지 실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일단 회사로부터 자료를 전달받고 자체 시험 결과까지 나오려면 5월 말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