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로폼∙아이스팩∙에어캡 등 재활용 어려운 소재 'OUT'외식프랜차이즈 배달 오토바이 전기이륜차로 교체소비생활, 환경에 직결… 소비자∙기업 환경윤리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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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켓컬리

    최근 꾸준하게 친환경 움직임을 펼쳐온 유통가에서 또 한 번 친환경 바람이 불고있다. 포장과 배송시장이 커지면서 포장재나 배달 관련 시스템을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과대포장을 줄이거나 스티로폼∙아이스팩∙에어캡 등 재활용이 어려운 소재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다. 신선식품까지 온라인 주문 및 배송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일회용 포장재에 의한 오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커진 결과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월부터 '비닐쇼핑백 없는 점포' 10주년을 맞아 롤 비닐 사용을 절반(年 절감량 1억장)으로 줄이는 캠페인을 시작한 결과, 2~3월 두 달 간 롤비닐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축한 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는 자체 품질환경안전센터 주관으로 플라스틱 유색/코팅 트레이를 재활용이 쉬운 친환경 무색/무코팅 트레이로 전면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하순부터 고객들의 환경 폐기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쇼핑에서 발생한 택배박스와 아이스팩을 이마트 매장으로 가져오면 장바구니로 교환해주는 '같이가 장바구니' 캠페인을 벌여 현재까지 총 2만2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는 "전 지구인의 관심사인 환경문제는 생활 속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며 "새로운 캠페인 브랜드와 슬로건 등 토대로 고객 생활과 밀접한 친환경 경영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유통가에서는 최근 친환경 포장 시스템을 도입해왔다.

    식품업계에서는 빨대, 비닐, 플라스틱 등 땅 속에서 분해되는 데 100년이 넘게 걸리는 소재 대신 자연 분해되는 기간을 단축시키는 친환경 포장재가 각광받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100% 자연 분해 필름인 PLA(폴리 락틱 산, Poly Lactic Acid)를 적용해 만든 바나나 비닐 포장재를 개발했다. 이 포장재는 현재 스타벅스에서 판매 중인 바나나에 적용되고 있다. 기존 포장재 플라스틱 비닐은 분해 되는데 100년 이상 걸리지만 친환경 포장재인 PLA의 경우 14주만에 분해된다. 수분 투과율도 높아 바나나 자체의 선도가 오래 유지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우유탄산음료 ‘밀키스’ 출시 30주년을 맞아 밀키스 로고, 슬로건, 포장 디자인 등에 대대적으로 변화를 줬다. 밀키스 500mL 제품은 기존 녹색 페트병에서 재활용이 쉬운 투명 페트병으로 변경했다. 점선 모양의 이중 절취선을 넣어 라벨을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에코 절취선 라벨’이 적용돼 친환경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오리온은 2014년부터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펼치며 친환경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리온의 착한 포장 핵심 전략은 제품의 포장재 크기와 잉크 사용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 제품의 양을 늘려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초코파이’, ‘포카칩’을 비롯해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눈을감자’, ‘오뜨’, ‘더자일리톨’, ‘치킨팝’ 등 총 15개 제품을 가격 변동 없이 증량했다. 21개 제품의 포장재 규격을 축소했다. 2015년 3월에는 20여 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인쇄 도수를 낮춰, 연간 약 88t의 포장재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환경친화적’ 포장재 개선작업도 진행했다.

    특히 최근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배송 시장이 확대되면서, 상품의 생산과 배송까지의 전 과정에 있어 환경윤리가 중시되면서, 친환경 배송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비닐 테이프가 필요 없는 친환경 배송박스 ‘날개박스’를 도입했다. 배송박스 포장시 비닐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박스 겉면에 부착된 운송장 크기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박스 상단과 하단에 친환경 접착제가 부착된 날개가 있어 날개만 접으면 포장이 완료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이 달 초부터 패션 상품 일부를 ‘날개박스’에 담아 시험 배송해 본 결과, 고객들의 포장 개봉 및 분리배출시 편리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기존 배송박스보다 ‘날개 박스’ 제조 단가가 약 40% 가량 비싸지만, '착한 배송'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 ⓒ현대홈쇼핑
    ▲ ⓒ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은 자체물류센터에서 배송되는 박스에 우선 적용하고, 순차적으로 협력사에서 직접 배송하는 상품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자체물류센터에서 배송되는 물량이 1,200만개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연간 축구장(7,140㎡) 5개를 덮을 수 있는 분량의 자원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마켓컬리는 기존 낱개 단위 과일과 내용물이 샐 수 있는 제품 포장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지퍼백을 천연 소재의 친환경 지퍼백으로 변경했다. 새로 도입된 친환경 지퍼백은 사탕수수와 옥수수에서 추출한 천연 소재를 20% 이상 사용했으며, 제조 시 탄소 배출량을 줄여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것이 큰 특징이다. 

    특히 마켓컬리는 이번 친환경 지퍼백 도입은 소포장에 자주 사용되던 포장재를 변경한 만큼 탄소 배출량 감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장기적으로 친환경에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이 외에도 지난 1월 재생지로 제작한 친환경 냉장박스인 에코박스V2를 도입했으며, 최근 생산 공정 방식이 한층 개선된 에코박스 V3를 사용 중이다. 또, 지난해 5월부터 스티로폼 박스 및 아이스팩 회수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식품의 신선함을 유지하면서도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지속 개발하기 위해 전문 팀을 세팅하고, 물로만 이루어진 보냉재와 재사용 가능한 회수용 박스 등 다양한 친환경 포장재를 테스트 중이며 연내 도입을 목표하고 있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신선식품의 특성상 신선도가 떨어질 경우 위생, 상품 폐기 등으로 인해 더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켓컬리는 모바일 장보기 브랜드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식품의 위생과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높은 스펙의 재활용 가능 포장재를 도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도드람은 환경오염 예방 및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해 축산물 전문 쇼핑몰 최초로 제품 배송 시 사용되는 아이스팩을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했다. 도드람이 도입한 친환경 아이스팩은 친환경 발수체를 사용하여 물은 버리고 남은 비닐은 분리수거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보냉력도 기존 아이스팩에 비해 약 15% 높아 제품 신선도 유지에 더욱 탁월하다.

    도드람 관계자는 “한돈, 한우 등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도드람몰은 제품 신선도 유지를 위해 아이스팩 사용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실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환경오염 예방에 기여하고자 친환경 아이스팩을 도입하게 됐다”며 “우리의 작은 실천이 많은 분들에게 환경 보호와 재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외식프랜차이즈의 친환경 배송 시스템 도입도 활발하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는 서울시와 함께 전기이륜차 교체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친환경 프랜차이즈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전기이륜차 전환 상생협약은 미세먼지 오염원 관리에 협조하고, 일반이륜차를 전기이륜차로 순차적으로 교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를 통해 일반이륜차의 유지보수 및 유류비까지 절감해 가맹점의 관리 비용(연간 약128만원) 부담을 함께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교촌치킨은 지난 2월 친환경 캠페인 ‘리 그린 위드 교촌(Re Green with KYOCHON)’을 선포하고, 서울시와 ‘1회용 배달용품 줄이기’ 업무협약을 통해 매장 운영에 사용되는 일회용품 사용을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 자제와 함께 미세먼지에 취약한 매립지 인근 초등학교에 ‘교촌 숲’을 조성할 예정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최근 미세먼지와 매연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해짐에 따라 친환경 선도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이번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환경 보전을 위한 다양한 친환경 정책 구축과 활동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교촌과 함께 맥도날드도 서울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시내에서 운영 중인 배달주문 서비스 ‘맥딜리버리’의 바이크를 친환경 전기 바이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 ⓒ맥도날드
    ▲ ⓒ맥도날드
    이를 위해 맥도날드는 현재 서울 도심에서 운영 중인 맥딜리버리 바이크를 전기 바이크로 교체할 계획이다. 올해 초 맥도날드는 글로벌 캠페인 ‘스케일 포 굿(Scale for Good)’의 일환으로 2021년까지 맥딜리버리에서 운영하는 바이크를 무공해 친환경 전기바이크로 100%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제주 지역에서 운영하는 맥딜리버리 바이크 40여대를 전부 전기 바이크로 교체한 데 이어, 올 3월에는 광주 지역에서도 전면 도입을 완료했다. 또한 현재 경기 수도권 일대 매장에도 전기 바이크로 교체를 진행 중이며, 가장 많은 규모의 바이크를 보유한 서울 지역 역시 이번 MOU를 계기로 전기바이크 운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맥도날드 조주연 사장은 “맥도날드는 책임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업계 최초로 무공해 친환경 전기바이크 100% 도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며 “전기바이크 도입을 통한 미세먼지 저감 등 친환경 정책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