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상품 현황 파악 나서…"한시적 판매 문제"MG손해보험, 유사암 진단비 2000만원으로 상향조정 삼성생명, 상품 개정 통해 유사암 진단비 높여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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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보험 상품 판매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발병률이 높고 치료비가 적게 들어 진단비를 적게 지급했던 유사암에 대한 보장 금액을 높이는 방식으로 공격 영업에 나서고 있어서다. 일부 보험사들은 유사암 진단비를 한시적으로만 높여 판매하는 방식의 ‘치고 빠지는’ 영업 전략을 펴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이달 들어 1000만원 수준이던 암보험 유사암 진단비를 2000만원으로 한도를 상향 조정했다. 어린이보험에서도 30세 미만에 한해 2000만원까지 지급하던 유사암 진단비를 3000만원까지 높였다.

    유사암이란 갑상선암이나 기타피부암, 경계성종양, 제자리암 등으로 발병률이 높지만 완치율도 높은 암을 말한다. 보험사들은 치료기간이 비교적 짧고, 치료비가 적게 들어 통상 일반암의 10~20% 수준으로 지급해왔다. 

    이를테면 암진단비 5000만원에 가입했다면 갑상선암에 걸렸을 때 20%를 적용해 1000만원을 지급해온 것이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사암'이 새로운 마케팅 요인으로 떠올랐다. 발병률이 높고 치료비가 낮은 암에 대해서도 큰 금액을 보장을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도 암보험 상품 개정을 통해 기존에 1200만원 수준으로 보장하던 갑상선암 등 유사암 진단비를 2000만원으로 높여 판매하고 있다. 

    KB손해보험도 이달 10일까지 암보험에서 유사암을 2000만원까지 보장한다는 내용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부 손보사들이 유사암 진단비 규모를 한시적으로 5000만원까지 높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보험사들이 유사암 진단비를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사암 진단비를 한시적으로 높이는 방식의 영업전략이 보험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어서다. 이러한 영업 방식은 보험 시장의 과당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향후 거둔 보험료보다 지급된 보험금이 많아져 손해율이 급증하게 될 경우엔 암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비싸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도 보험사들에게 암보험 현황 파악에 나서는 등 과열경쟁 양상을 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보험사들은 치매보험에서 경증치매 진단금을 두고 과당경쟁을 벌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금액을 정하는 것을 지적하기는 어렵지만 한시적으로 금액을 높여 판매하는 방식은 시장 경쟁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치고 빠지는 식의 마케팅 전략은 보험산업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정 노력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