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4대그룹 순위 ‘요지부동’재계 “SK, 내년에 현대차 넘어설 것”한화, GS 제치고 7위 등극… 1년새 자산 4조원 증가
  • ▲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 ⓒ현대차·SK
    ▲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 ⓒ현대차·SK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의 순위가 올해도 변하지 않았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SK가 현대차를 제치고 재계 2위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3위에 머물렀다. 다만, 그 차이가 크게 줄어 향후 순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된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59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

    재계는 매번 공정위의 기업집단 발표 시 기업 순위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지난 2006년 이후 굳어진 4대그룹 순위가 변경될 것으로 기대했다.

    2위 현대차와 3위 SK의 격차가 매년 줄어들고 있어서다. 지난해 5월 공정위 기업집단 발표 당시 현대차와 SK의 자산총액은 각각 222조7000억원, 189조5000억원으로 차이는 33조2000억원이었다.

    SK는 반도체 특수를 톡톡히 누린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지난해 5~9월 자산을 23조원 가량 늘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말 기준 현대차의 자산은 220조6000억원, SK는 213조2000억원으로 격차는 좁혀졌다. SK가 현대차를 턱밑까지 쫓아오면서 올해 공정위 발표에서 순위가 뒤바뀔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순위에 변화는 없었다. 올해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와 SK의 자산총액은 각각 223조5000억원, 218조원이다. 지난해 기업집단 지정 시 33조원이었던 자산 차이가 5조5000억원으로 줄기는 했지만, SK는 현대차를 제치지 못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가 하이닉스와 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공장 라인증설 등 생산거점 확대에 집중하고 있어 내년 발표 때는 순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SK는 최태원 회장 취임 이후 20년 동안 재계 순위를 5위에서 2위로 끌어올리는 셈”이라고 내다봤다.

    10대그룹으로 보면 GS와 한화의 순위가 바뀌었다. 지난해 8위였던 한화는 GS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한화그룹이 올해 공정위에 신고한 자산총액은 65조6000억원으로 1년새 4조3000억원 늘었다.

    반면 GS그룹의 자산총액은 6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65조원 대비 2조1000억원 줄었다.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자산이 줄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GS는 지난해 12월 시스템통합(SI) 계열사 GS ITM을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이 회사는 GS칼텍스와 리테일, 홈쇼핑 그룹 계열사와 거래해 실적을 쌓았다. 이로 인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GS는 매각을 통해 이슈를 어느 정도 해소하게 됐다.

    한편,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34개 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1757조4000억원에서 올해 1846조4000억원으로 89조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