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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임상 진행 등에 따른 R&D투자 증가로 인한 제약업계 실적 악화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1분기 주요 제약사들의 매출은 증가한데 반해 영업이익은 대부분 큰 폭 하락세를 보였다.
1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상위제약사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유한양행이 1분기 매출액 3449억원으로 업계 선두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257억원 대비 76.3% 감소했다.
유한양행의 R&D비용은 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10억원이 늘어났다. 전체 매출에서 R&D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의 6.9%를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유한양행의 주요 파이프라인 가운데 얀센에 기술수출한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연내 임상 3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변비 및 수술 후 장폐색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YH12852'는 임상 2상을 앞두고 있으며,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YH25724'는 연말 미국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GC녹십자도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GC녹십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5% 감소한 13억원에 그쳤다.
R&D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GC녹십자는 올해 면역결핍치료제 'IVIG-SN(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미국 허가를 앞두고 있다.
매출액도 2868억원으로 2.5% 감소했는데, 이는 외부 도입 상품의 유통 중단에 따른 국내 매출 하락과 수두백신의 수출 물량 감소에 따른 매출 원가의 일시적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한미약품은 비교적 영업이익 하락폭이 적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0.9% 감소한 26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매출액은 11.6% 증가한 2746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R&D부문에 매출의 21.6%에 해당하는 593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한 수치다.
R&D 비용 증가분을 제외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 매출 등 모든 부문에서 양호한 성장이 지속되는 추세다.
특히 순환기 분야 치료제 등 주력 제품들이 지속적인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R&D분야에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진행한 대웅제약은 영업이익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대웅제약의 1분기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전년 동기 53억원 보다 무려 135.7%나 늘었다. 매출액은 2636억원으로 10.1%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지속적인 성장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미국 매출 신규발생 등으로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종근당의 1분기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했으며, 매출액은 2340억원으로 7% 증가했다.
종근당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R&D비용이 늘어나면서 305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13%에 해당한다.
종근당은 유럽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CKD-506'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부터는 경구용 항암제 'CKD-516'의 국내 임상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08', 바이오 신약인 'CKD-702' 등이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2세대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인 'CKD-11101'은 일본에서 품목 허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제약사들이 1분기 당초 예상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며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하락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