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에 기자단 방문2017년 1000억원 투자해 3310평 엔진공장 설립누리호 액체엔진 체계조립, 3단형 발사체 생산 중
  • ▲ 무인운반로봇(AGV)이 제품을 자동으로 이송중이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 무인운반로봇(AGV)이 제품을 자동으로 이송중이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의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미크론 단위의 초정밀 가공까지 가능한 스마트팩토리는 전세계를 통틀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이 유일하다"

    항공기의 심장인 엔진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품질이다. 엔진은 첫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수명을 다할때까지 아무런 이상 없이 작동해야 하는 사명감을 안고 태어난다. 감상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장이 창원공장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자신한 것도 이곳의 차별화된 제조경쟁력 덕분이다.

    지난 1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출범한지 1년 만에 창원공장을 찾았다. 이곳에 들어서자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로봇들의 세상이 펼쳐졌다. 약 1만10000㎡(3310평)의 공간 안에선 사람은 로봇의 활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에 불과했다. 사람은 무인운반로봇(AGV)이 지나가는 광경을 숨을 죽이고 지켜봤고, 오히려 로봇이 알아서 사람을 피해 다니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17년 보다 효율적인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 약 1000억원을 들여 이곳 엔진부품 신공장을 설립했다. 이곳에서 제작하는 항공기 부품은 보잉, 에어버스 등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사에 납품된다. 자동조립로봇, 연마로봇, 용접로봇 등 첨단장비 80여대가 24시간 쉴새 없이 움직이는 것도 최적의 제품으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생산부장 남형욱 상무는 "고객이 원하는 품질의 제품을 최적의 납기일을 맞춰 최적의 원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현재 모든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해 각 공정 상태와 제품의 위치 등을 3D로 구현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정밀함이 생명이다.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은 작은 결함에도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장에선 작업장 내부 온도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내부 온도가 21도에서 단 1도라도 상승할 경우, 빨간 불이 들어온다. 이를 통해 미세한 팽창으로 정밀조립이 불가능한 상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감 공장장은 "항공기 엔진 부품 특성상 1400도 이상의 고열을 견뎌야 하는 니켈·티타늄과 같은 소재를 정밀 가공해야 하고, 머리카락 굵기의 미크론 단위 오차까지 관리한다"면서 "이를 위해 각 공정에서는 장비마다 최대 1초에 20회 이상의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집한다"고 설명했다.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 검수.ⓒ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 검수.ⓒ한화에어로스페이스
    ◆최근 5년간 3대 항공 제조사로부터 21조원 수주

    스마트 공장에서 만들어진 부품은 다른 부품들과 조립돼 성능 시험을 하게 된다. 이날 엔진 시운전실에는 초음속 전투기 T50에 들어갈 엔진이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작업자의 조작에 따라 엔진에서 강렬한 불꽃이 뿜어져 나왔고, 이내 다이아몬드 형태의 모양으로 쭉 뻗어나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공장을 떠날 마지막 단계를 마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유일의 항공엔진 제조 기업으로서 40여년간 전 세계에 다양한 가스터빈 엔진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특히 지난 1월 미국 P&W로부터 약 40년에 걸쳐 약 17억 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최첨단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권을 획득하는 등 최근 5년간 GE, P&W, 롤스로이스 등 세계 3대 항공 제조사에서 받은 수주 금액만 21조원이 넘는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미국 GE의 차세대 항공기 'LEAP 엔진'에 들어가는 18종의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LEAP 엔진은 에어버스, 보잉 등에 장착되는 최신 엔진으로 미래 민항기 시장을 주도할 중형 여객기의 주력 엔진이다. 또한 지난 2015년부터 미국 P&W의 항공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RSP)에도 참여해 글로벌 핵심 파트너로 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으로 한국형발사체(누리호)의 액체엔진 체계조립과 터보펌프 및 밸브류 제작 등을 맡고 있다. 3단형 발사체의 7톤과 75톤급 엔진 품질인증모델도 생산 중으로 오는 2020년까지 실제 비행에 사용되는 엔진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공급할 예정이다. 
  • ▲ 로봇이 정밀 가공하는 모습.ⓒ한화에어로스페이스
    ▲ 로봇이 정밀 가공하는 모습.ⓒ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시장 지속 성장 예상…한화그룹 투자 빛보나

    글로벌 항공기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앞날도 밝다. 업계에선 항공 여객 수요와 물동량 증가 등 민간 항공기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글로벌 항공기 엔진 부품시장이 2025년 542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등 연간 6%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오는 2022년까지 항공기 부품 및 방위산업 분야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4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 역시 지난해 12월 베트남 항공기 엔진 부품 공장 착공식에 참석하면서 항공사업 육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업계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015년 한화그룹 편입 이후 항공 엔진 부문의 연이은 대규모 수주와 더불어 항공엔진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로서 입지를 훌륭히 다져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현우 대표이사는 "지난 4년 전, 삼성그룹에서 인수된 이후 많은 변신을 거듭하면서 과거 엔진이나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에서 군수분야에서 독보적인 엔진 생산 업체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항공업이 안정적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차별화된 제조경쟁력을 기반으로 세계 3대 엔진 메이커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엔진부품 사업규모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전경.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전경. ⓒ한화에어로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