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부문 실적 성장 속 BMW 등 유통부문 마진 개선 뚜렷1분기 주택 수주잔액 5조8천억… 작년 매출 8.6배 수준풍력발전사업 개발 5건 추진 중… 공기 짧고 수익성 높아경쟁사 대비 떨어지는 재무안정성 '옥에 티'
  • ▲ 인천 연수구 소재 코오롱글로벌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인천 연수구 소재 코오롱글로벌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코오롱글로벌이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뛰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주택 부문 실적 성장이 본격화되는데다 토목, 유통 부문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쟁사에 비해 열위한 재무안정성은 '옥에 티'로 꼽힌다.

    7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코오롱글로벌은 1분기 연결 기준 28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238억원에 비해 127% 급증한 수치로, 코오롱글로벌과 시공능력평가액이 비슷한 규모의 7개 상장 중견건설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태영건설·한신공영·두산건설·계룡건설산업·한라·코오롱글로벌·아이에스동서 등 시평액 1조5000억~2조원대 건설사들의 평균 영업이익 변동률은 마이너스(-) 34.6%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뛰면서 영업이익률도 1.38%에서 3.58%로 2.20%p 개선됐다. 이 기간 7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29%p 감소했다. 8.27배 급증한 순이익(112억원)도 7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세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주택 부문의 실적 성장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유통 부문의 마진 개선도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건설사업 부문의 경우 토목·환경·건축·플랜트 등 전 공종에서 적어도 1.5%p 이상 원가율이 개선됐다. 특히 주택 부문은 신규 분양물량의 매출화에 따라 지난해보다 1000억원가량 늘어났다.

    BMW코리아의 정책 변경 및 신차 출시 효과로 유통 부문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특히 자동차 판매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12.9%로, 지난해 1분기 7.4%보다 5.5%p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뛰어난 분기 실적이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건설 부문 신규 프로젝트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이뤄지고 있고, BMW 신차 출시 효과와 A/S사업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유통 부문도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 3월 초 전망공시를 통해 제시했던 별도 기준 매출 3조51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서도 2분기 이후 호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택 부문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주택 매출은 2016~2018년 분기당 100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4분기에 처음으로 2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올해 분양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내년 중에는 3000억원대 분기 매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분기 말 주택 부문의 수주잔액은 5조8000억원대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8.6배 수준이다.

    특히 지역주택조합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실적 안정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내 약 6712억원 규모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분양 계획 중에 있어 주택 부문의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 지방 주택 경기 둔화 우려에도 오히려 분양계획을 상향 조정했으며 일부 사업의 경우 분양시점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토목 부문의 경우 풍력발전사업이 착수되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풍력사업은 공사기간이 짧아 매출기여도가 높고 공사수익성도 양호하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현재 다섯 건의 풍력발전 사업 개발을 추진 중으로, 운영 중인 경주풍력의 경우 지난해 지분법이익으로만 16억원을 인식했고, 배당금도 6억원 회수했다. 공사 중인 태백 풍력은 2021년 준공 이후 지분법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나머지 세 건은 인허가 작업 중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누적 수주잔고 6조5000억원 확보로 건설 부문 고성장 지속, 주택·BMW A/S 등 고마진 사업 매출 비중 증가 및 공공공사 확대 등 정부 정책의 실질 수혜로 향후 실적 및 신규수주 전망 모두 밝다"고 판단했다.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사업 기반을 닦아둔 만큼 이제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영업성적을 기록했으나, 재무성과는 그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인 유동비율(77.3%), 차입금의존도(108%), 부채비율(416%) 모두 7개사 평균(102%, 89.2%, 277%)에도 못 미치는 낮은 안정성을 보였다. 특히 유동비율(-3.68%p)과 부채비율(+44.7%p)는 지난해 1분기보다 악화됐다.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1445억원) 역시 7개사 평균 2222억원을 밑돌았다. 반대로 잠재 리스크로 꼽히는 미청구공사 규모는 지난해보다 41.5% 늘어난 2863억원으로, 평균 1861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많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신규 주택사업 관련 사업비 대여, 민자SOC·환경사업 등 민자사업 관련 출자, 네이처브릿지·하우스비전 출자 계획 등 건축 사업 확대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뿐만 아니라 누적 수입차 판매대수 증가에 따른 BMW A/S 네트워크 확충 등 관련 투자 부담 등도 있어 단기적인 이익 개선에도 큰 폭의 재무안정성 지표 제고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