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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이사회가 21일 여름철에만 한시적으로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전기료 누진제 개편안을 전격 보류시켰다.
이날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11시부터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이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안건은 민관 태스크포스(TF)가 제시한 전기요금 개편 최종 권고안 심의였다. 그러나 이사진은 4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약관 반영을 보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요금 개편안이 시행되면 한전이 3천억원에 가까운 재정 적자를 감당하는 부담이 경영진의 배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여론을 의식해 일단 보류시킨 것으로 보인다.
민간TF가 제안한 1안은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특별 시행한 여름철 한시할인 방식과 동일하다. 2018년 기준 1천629만가구가 월평균 1만142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총 할인추정액은 2천874억원이다.
기온이 평년 수준이었던 2017년 기준으로는 2천536억원이었다. 지난해 한시 할인 때는 한전이 약 3천억원의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당시에도 정부가 한전에 대한 지원 방안을 추진했지만 해당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6299억원의 적자를 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따라가다가 벌어진 일이다.
이때문에 한전 소액주주들은 누진제 개편안이 의결되면 한전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였다. 한전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개편안을 이사회가 통과시킬경우 경영진을 배임 행위로 사법 당국에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에대해 한전은 이사회가 개편안을 의결할 경우 배임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로펌에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기요금 개편안이 이날 한전 이사회에서 좌절되면서 정부가 다음 달부터 누진제를 완화해 시행하려던 일정도 수정해야할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