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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미시위대의 물병과 쓰레기 투척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서울에 최고 수위 비상령인 갑(甲)호 비상을 내렸다. 갑호비상은 외국 정상의 국빈 방문이나 대선 등 국가적 중요 행사가 있을 때 발령한다. 가용 경찰력을 100% 동원할 수 있으며 작전부대는 출동 대비태세를 갖춘다.
실제로 이날 오전 기자가 직접 둘러본 청계광장 주변과 청계천 옆길에는 경찰 버스가 줄줄이 주차돼 있어 통행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버스에서 내뿜는 미세먼지와 매연으로 청계천 일대는 공기질이 매우 나쁨 수준까지 떨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전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보다 경계태세가 격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있었던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 시위가 열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주한미국대사관 측 도로를 역주행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도로를 향해 물병, 형광봉, 유인물과 각종 쓰레기들을 마구잡이로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찾는 29일에도 서울 광화문 일대에 반미 집회와 시위가 줄줄이 예정된 상태다.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렬과 마주치기를 학수고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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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날 오후 3~ 4시 사이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시청 앞 광장과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 트럼프 대통령 반대 집회를 연다.
옛 통진당 출신이 주축인 민중당과 50여개 단체로 이루어진 '민중공동행동'은 오후 5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북 제재 강요, 평화 위협 NO 트럼프 범국민대회'라는 반미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지역 27개 좌파 단체가 모인 '서울민중행동추진위원회'도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들 단체 대부분은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한에서 반미 집회·시위를 주도했거나 참여했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태우고 청와대를 나와 숙소로 향하던 차량 행렬은 시위대가 던진 물병과 쓰레기 등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했었다.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천만 국민운동본부'(석방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1시 서울역에서 환영 집회를 연다. 자유대연합과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 등 보수 단체의 환영 집회도 예고돼있다.
방한 이틀째인 30일에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과 민중당이 30일 트럼프 방한 관련 집회를 열고 청와대 또는 미국대사관을 한 바퀴 돌며 행진하겠다고 집회신고를 넣어둔 상태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공공질서 혼잡 등을 우려해 행진 금지를 통보했지만 평통사가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낸 것을 판사들이 허락하면서 시위가 진행될 예정이다. 30일에는 재향군인회와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 등도 광화문 일대에서 각각 집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