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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이 메리츠화재에 이어 암보험 상품의 유사암 진단비 특약에 대한 가입 한도 상한선을 두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유사암 진단 특약을 둘러싼 과당 경쟁을 예의주시하면서 보험사들이 눈치 보기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오는 8일 유사암 업계 누적 가입금액 5000만원을 신설한다는 내용으로 절판 마케팅에 돌입했다.
현대해상은 유사암 한도를 기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업계 누적 가입 한도를 둔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업계누적 가입 한도는 보험 상품 가입 시 타 회사 상품 가입 여부를 따져 가입금액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제도다.
현대해상 영업채널에서는 ‘유사암을 최대 금액으로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문구를 내세워 유사암 특약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유사암은 갑상선암이나 기타피부암, 경계성종양, 제자리암 등으로 발병률이 높지만 완치율도 높은 암을 말한다.
보험사들은 유사암의 치료기간이 비교적 짧고, 치료비가 적게 든다는 점에서 통상 일반암의 10~20% 수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왔다. 가령 일반암 보장금액이 5000만원이면 유사암은 일반암의 10%인 500만원 등으로 지급해온 것이다.
그러나 장기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사는 앞다퉈 '유사암' 진단비를 상향 조정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보험사의 유사암 특약을 점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출혈 경쟁 과정에서 상품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 발생 및 손해율 상승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도 최근 금융당국을 의식해 갑상선암·제자리암·기타피부암·경계성종양 등 유사암에 대한 가입한도(5000만원)를 도입했다.
이밖에 삼성화재, DB손보, KB손보 등 대형 손보사들도 업계 누적 가입한도 도입을 위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사들은 누적한도 적용을 위해 한국신용정보원에 유사암 담보 코드 신설을 요청했다.
한국신용정보원은 보험사의 의견을 종합해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경계성종양, 제자리암 등 4가지 기준을 적용한 담보 코드를 신설했으며 8월까지 업계의 유사암 특약 가입 규모를 취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