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관심없고 국회의원에 맞지 않아…금융위원장 역할 집중재임 중 가계부채 안정화 큰 기여, 금융日경제보복 타격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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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총선 출마설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정치권 진출을 고려한 적이 없으며 현재 맡은 금융당국 수장 역할에 더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소재 식당에서 취임 2년차를 맞아 금융위 간부들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2년간의 재임 소회와 정책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이날 최종구 위원장은 본인을 둘러싼 총선 출마설과 최근 불거진 일본 경제보복 관련 금융시장 동향, 지금까지 추진해 온 가계부채 정책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최종구 위원장, 비례대표 출마 의혹에 "악의적"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이재웅 타다 대표와 설전으로 급작스럽게 불거진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 관심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그는 "총선 출마가 어려워서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평소 국회의원이 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며 "공직생활을 오래하고 중요한 직책도 맡았는데 지금와서 또다른 공직을 노린다는 건 맞지 않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복합적 능력이 있어야하는데 그에 내가 맞지 않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최 위원장은 최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비례대표 출마설에 대해 발끈하며, 본인을 비겁한 사람으로 몰아 깎아내리려는 악의적인 보도라고 비판했다.만약 최종구 위원장이 총선에 뜻을 품고 지역구 후보로 나서려면 지역 기반 정치인들과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경쟁이 부담스러워 비례대표를 선호한다는 내용이었다.최종구 위원장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리에 관심이 없고 자신이 없는거지 출마가 두려운건 아니다"라며 "국회의원을 하려면 내 고향(강릉)에서 해야지 비례대표 출마는 절대 일어날 일이 없다"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실제로 최 위원장은 지난 5월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이재웅 대표와 설전을 벌인 뒤부터 급작스럽게 총선 출마설에 휘말리며 곤혹을 치루고 있다.역대 금융위원장 가운데 3년 임기를 다 채운 경우가 없다보니 취임 2년차를 맞은 최종구 위원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하지만 정치권에 뜻이 없음을 여러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구설이 불거지자 공식적인 자리에서 본인 입장을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는 개각을 앞두고 있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궁금해하지 않고 금융위원장으로서 해야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쐐기를 박았다.◆금융위원장 2년차, 가계부채 안정에 총력 다했다업계에서는 최 위원장 재임 중 가장 큰 업적으로 가계부채를 진정시킨 것을 꼽는다.지난 2017년 최 위원장이 취임시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던 부분이 1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였는데, DSR 등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도입해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둔화시켰다.최 위원장 스스로도 2년 동안 금융당국을 이끌며 가계부채를 진정시키기 위해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그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가계부채가 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전히 꺾어놓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문제를 보고 궤를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특히 최근 거론되는 한국은행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나쁘지 않게 평가했다.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한 뒤 재정정책 대신 통화정책만 활용하려 한다며 비판이 일고 있는데 최 위원장은 홍 부총리의 발언에 무리가 없었다고 평가했다.최 위원장은 "금리인하의 결정은 당연히 금통위가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고(홍 부총리의 언급이 금통위에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부총리는 (금리인하 요구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며 "금통위하 금리인하를 결정하더라도 그 것이 바로 대출증가, 집값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그는 "금리인하의 폭, 경제 여건, 거시건전성 규제 등을 살펴야 한다"며 "한국은행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해도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금융위가 장치를 동원해 가계부채 증가를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최 위원장은 "통화정책을 안하는 것보다 하는게 낫고, 한국은행도 그를 잘 알고 있다"며 "재정정책도 역효과가 있듯 금리인하 효과도 지금처럼 소비가 부진할 때 부작용이 있으니 거시경제정책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재정정책이고 지금이 제일 필요할 때"라고 언급했다.이 외에도 그는 최근 불거진 일본 경제 보복에 대해 금융위는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그는 "일본계 자금이 은행에 공급된 것이 있고 우리 기업에 공급되는게 있는데, 최악의 경우 롤오버를 해주지 않고 신규대출도 안해준다는 것인데 그렇게 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다만 그렇게 된다 할지라도 금융당국이 대처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08년 이후 국내 금융기관들의 신규차입, 기존차입에 대한 만기연장도 어려웠지만 지금은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이 크게 안정돼있기 때문이다.최종구 위원장은 "국내 금융기관의 신인도가 매우 높아 일본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해도 얼마든지 다른 곳에서 빌릴 수 있고 기업들의 엔화 대출이 만약 중단된다하더라도 다른 보완조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