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호점 까오탕점… 7년 만에 리모델링 후 재오픈리뉴얼 후 매출 40% 신장… “맛과 품질이 글로벌 경쟁력”한국식 빵 맛 '내·외국인 모두 사로잡다'… 300종 메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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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에 오면 늘 신선한 빵을 살 수 있어요. 가격은 높지만, 다양한 빵과 맛있는 케이크가 인상적입니다. 오늘은 친구랑 만나기 위해 매장을 찾았어요.”지난 9일 오전 8시. 베트남 호치민시 3군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까오탕점’은 이른 시간에도 손님으로 가득 찼다. 대학생 카 응언(19)은 씨는 본인을 ‘디저트 덕후’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빵 맛이 어떠냐고 묻자 그는 “디저트를 좋아해서 케이크와 푸딩을 자주 먹는데, 이곳은 종류가 많고 맛있다”며 “특히 다른 빵집에 비해 더 신선한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베트남의 아침을 갓 구운 한국 프랜차이즈 빵이 점령해 나가고 있다. SPC그룹은 2012년 3월 베트남 호치민에 파리바게뜨 베트남 1호점 까오탕점을 선보였다. 이후 같은 해 12월까지 하노이 등 주요 도시에도 매장을 열고, 현재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5월에는 1호점인 ‘까오탕점’을 새롭게 리모델링하고 베트남 현지인의 입맛을 공략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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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빵 맛 "내·외국인 모두 사로잡다"까오탕점이 문을 연 호치민시 3군 지역은 현지 베이커리와 글로벌 브랜드 베이커리가 밀집된 베이커리 브랜드들의 ‘각축장’이다. 인근 응웬티민카이 도로와 까오탕 도로 사이는 의류점·극장·전자상가 등이 밀집한 유흥 상권으로 젊은이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이날 찾은 파리바게뜨 매장에서는 한국식 빵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갓 구운 빵과 화려한 모양의 케이크로 가득 찬 1층은 베트남인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오픈 키친’ 콘셉트의 2층은 빵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기존 베트남 베이커리 매장과 차별화된 모습이다. 제빵사 예닐곱 명은 마스크와 위생 모자를 쓴 채 빵 만들기에 분주했다.529m²(약 160평)의 넓은 매장과 세련된 인테리어의 까오탕점은 2층 규모의 카페형 매장으로 구성됐다. 160석 규모에 달하는 이 매장 안에서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빵과 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은 여느 한국 파리바게뜨 매장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장에선 케이-팝(K-pop) 음악이 쉼 없이 흘러나왔다.
특이한 점은 현지인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방문한 외국인을 끊임없이 매장에서 볼 수 있었던 것. 이날 매장에서 만난 조슈아(26·영국) 씨는 까오탕점 방문이 벌써 두 번째라고 했다. 테이블에는 참치 샌드위치와 과일 주스 1병이 놓여 있었다.
그는 “베트남에 온 지 4일밖에 안 됐다. 구글 지도에서 집과 가까운 맛집을 검색하다 추천이 많아서 오게 됐다.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빵집인 것도 지금 (인터뷰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재방문한 이유에 대해서는 “점포가 깨끗하고 시원하다. 자리마다 콘센트가 있어서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하며 공부하기에도 좋은 장소인 것 같다”라며 “지난번에는 점심시간에 방문해 커피(라떼)를 마셨는데 엄청 맛있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
◇리모델링 이후 매출 40% 신장… “맛과 품질이 글로벌 경쟁력”베트남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판매하는 빵의 가격은 사이즈·종류별로 2만3000동(1100원)~12만동(6000원) 등이다. 베트남 국민소득이 2500달러(약 3000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쉽게 먹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까오탕점은 지난 5월 리모델링 이후 약 40%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배달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 플랫폼인 그랩의 음식 배달 서비스 ‘그랩푸드’ 등과 제휴해 매장 인근 5km 내외에 배달료 1만5000동(760원)을 받고 있다. 실제로도 매장에서는 초록색 옷을 입은 그랩 직원들이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빵을 사가려는 모습이 쉴 새 없이 눈에 띄었다.박세환 동남아사업부 베트남사업부문 호치민영업팀장은 “하루에 15~20건의 배달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주변 병원·학원·주택 등 다양한 상권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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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는 향후 다른 베이커리보다 3배 이상 많은 300여 종의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또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특화된 메뉴도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 친화적인 이벤트와 케이크 만들기 교실, 봉사활동 등 체험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베트남인들이 친숙한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각오다.박세환 팀장은 “베트남 사람들이 빵을 좋아하지만, 아직 다양성과 맛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베트남 베이커리 시장은 향후 5~10년 안에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파리바게뜨는 신경 써서 좋은 원료를 사용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베트남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