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초이스 엘’ 효자 상품…현지 中企와 합작해 마진 줄여전체매출의 9.4%로 급성장…연말까지 1500개로 늘려빛 발하는 베트남 사업…MD개선·산지 직송 전략 주효
  • ▲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의 모습.ⓒ한지명 기자
    ▲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의 모습.ⓒ한지명 기자
    7월의 어느 날 오후 베트남 호찌민시 7군에 있는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2층 PB 전문 매대 앞은 유난히 사람이 붐볐다. 이곳엔 세제·휴지·물티슈 등 롯데마트 자체 브랜드(PB) ‘초이스엘(L)’ 상품이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기존 대비 가격이 15~20%가량 저렴하지만, 품질이 우수해 인기가 높았다.

    장을 보러 온 주부 쯔엉 투 후옹(37) 카트에 롯데마트 PB 제품인 '더 많은 물티슈를' 담았다. 그는 “가격이 1000원(1만2000동)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데다 경쟁사 대비 용량이 커서 애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 PB ‘초이스 엘’ 효자 상품…연말까지 1500개로 늘려

    ‘초이스 엘’은 베트남 롯데마트의 효자 상품으로 통한다. 베트남 중소기업과 합작해 현지에서 물건을 제작하기 때문에 유통 과정을 줄여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을 자랑한다. 현지에서만 판매하는 PB상품들도 제품 하나하나에 한국어를 새겼다. 밀폐 용기·과자·각종 주방용품 등 상품 종류가 총 1300여개에 달한다. 물티슈와 생수가 매출 1·2위를 다투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PB상품 강화 역시 중장기적 계획 중 하나다. 2015년만 해도 990개의 PB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했다. 2016년에는 1100개의 PB제품을 팔아 전체 매출의 5.1%를 채웠다. 
  • ▲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의 모습.ⓒ한지명 기자
    ▲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의 모습.ⓒ한지명 기자
    전체 매출 중 PB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2017년에는 PB 품목을 1300여개로 늘렸고, 전체 매출 중 8.5%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1400여개로 전체매출의 9.4%를 기록했다. 휴지·물티슈·장난감·베게·세제 등 각 분야 매출 1위 상품이 모두 PB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강민호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장(상무) 연말까지 ‘초이스엘’을 15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는 “베트남에서 파는 PB상품은 한국에서 견본으로 물건을 가져와 베트남 현지 업체를 발굴해 직접 만든 것”이라며 “현지 MD 상품과 비교했을 때 초이스엘은 상품의 질이 좋으면서 가격까지 저렴하다. 만약 가격이 같다면 용량이 더 큰 식”이라고 전했다.

    ‘친환경 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 롯데마트는 최근 현지 일회용품에 대한 인식 변화와 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져 감에 따라 ‘엘-케어(L-CARE)’라는 환경 보호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매장에 친환경 구역을 만들거나, 플라스틱 빨대 대신 친환경 빨대를 사용을 배치하는 등 친환경 제품 생산과 일회용품 줄이기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강 법인장은 “2019년 베트남 국책 사업이 친환경이다. 시간이 갈수록 베트남 내에서도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롯데마트는 식품을 포장할 때 비닐로 된 노끈이 아니라 바나나 잎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빨대 대신 대나무 대롱으로 된 친환경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등 환경 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베트남 수상한테 감사패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 ▲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의 모습.ⓒ한지명 기자
    ▲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의 모습.ⓒ한지명 기자
    ◇ 빛 발하는 베트남 사업… MD개선·산지 직송 전략 주효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은 해외 사업의 핵심이 되고 있다. 2012년 670억에 불과했던 매출액도 2014년 1590억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으며, 지난해에는 2830억원의 연간 매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1분기 롯데마트는 현지 영업이익(40억원)이 전년 동기(20억원)보다 52.7% 증가했다. 20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전분기와 비교하면 2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강민호 법인장은 수익성 개선의 이유를 묻자 곧바로 “직원들 덕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직원들이 매장에 어떤 테넌트(입점업체)이 들어가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베트남은 일반적으로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 특정 브랜드가 들어온다고 상품을 사지 않는다.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일반 사람들이 두루 와서 쇼핑하는 테넌트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매장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가장 큰 면적의 매장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일 정도로 입점 업체를 다양화시켰고, 마트에서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게끔 MD 구성을 변경했다. 고객층이 넓어지자 입점 업체의 수입도 올라갔고, 임대 수입도 자연스럽게 올라간 것이 전략이었다.

    “매출이 많아지면 이익이 생기고 보이지 않는 손실이 많이 줄어듭니다. 전반적으로 수익구조가 개선된 거죠. 고용하는 사람들도 인센티브를 많이 줬습니다. 이런 구조 자체가 매출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본 거죠.”
  • ▲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의 모습.ⓒ한지명 기자
    ▲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의 모습.ⓒ한지명 기자
    또 다른 주요 전략에는 신선 직거래 강화에 있었다. 실제로 롯데마트 호치민점은 인근 껀터 지역 농장과 계약을 맺고 과일을 사들이고 있다. 강 법인장은 “질 좋은 과일을 농장이 그때그때 가져다주니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물류비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법인장의 다음 목표는 B2B 사업 진출이다. 실제로 롯데마트 PB 상품은 미얀마 라오스 등에 수출 중이다. 베트남에서 성공한 제품들은 라오스나 캄보디아 등 생활환경이 비슷한 인근 국가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 현지 기업들에겐 수출 판로가 열린 셈이다. 

    “현재 베트남 롯데마트는 B2B 사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매장에서 파는 것도 하지만, PB 수출 등으로 현지까지 공략하면 또 다른 매장이 만들어지는 셈이죠. 라오스와 미얀마 등을 연결하면 또 지속 가능한 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