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격화 우려 맞물리며 국내 증시 악영향면밀한 모니터링 및 기재부·한은과 긴밀한 협조 예정
  • ▲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일본 수출 규제 영향과 전망을 논의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일본 수출 규제 영향과 전망을 논의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발표 이후 미-중 무역분쟁 격화 우려까지 덮치며 국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다. 

    당국은 국내외 금융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빠르고 과감한 대응을 예고했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감원 부위원장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해 외국인 자금 동향, 일본 수출규제 영향과 전망 등을 논의했다.

    당국은 지난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한다는 발표가 국내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중 무역분쟁 격화 우려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9월부터 3000억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경고한 상태다.

    코스피는 7개월만에 2000포인트 선을 하회했고,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198원으로 마감되는 등 2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 

    KRX금시장 1g당 금 가격도 5만5410원으로 집계되며 지난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로 집계됐다.

    당분간 일본 경제 보복조치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국내 기업들의 피해 규모와 기간을 예측할 수 없는 점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최근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일본 반도채 소재 수출규제로 대외적 경제 환경이 국내 수출, 기업 실적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부정적 요소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국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지난 7월초부터 예상할 수 있었고 영향이 시장에 상당부분 선반영된 만큼, 기업들이 적극 대처하고 정부가 지원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달리 국내 경제 체질이 탄탄한 점도 글로벌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기준 4031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는 등 세계 9위 수준이고 1997년 IMF 당시 286%였던 단기외채비율도 올해 3월 기준 31.6%를 기록하는 등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손병두 부위워장은 "외국인 자금 유출입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CDS 등 국가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향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과 미중 무역분쟁, 노딜 브렉시트 등 우리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반기 경제 여건이 녹록치 않은 만큼 차분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손 원장은 "금융당국은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기재부, 한은 등 유관기관 긴밀히 협조해 시장불안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고 필요시 시장상황별로 미리 마련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고 과감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