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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쇼크'의 여파로 연일 제넥신과 툴젠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양사 합병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라젠 쇼크로 인해 제넥신과 툴젠의 주가가 대폭 하락하면서 양사 합병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제넥신과 툴젠은 지난달 30일 각사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양사의 합병결의안이 가결되면서 툴제넥신 출범을 앞두게 됐다. 합병 기일은 오는 31일이다.
남은 변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다. 오는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 제넥신 1300억원, 툴젠 500억원 초과 시 합병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넥신:툴젠의 합병 비율은 1:1.206이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제넥신이 1주당 6만 5472원, 툴젠은 1주당 7만 8978원이다.
7일 현재 제넥신의 주가는 4만 8400원, 툴젠의 주가는 4만 88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보다 각각 1만 7072원, 3만 178원 낮다. 합병 반대를 주장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문제는 제넥신과 툴젠의 주가가 합병안 가결 이후에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넥신과 툴젠은 합병 계획을 발표한 지난 6월19일 이후 합병안 가결 전날인 지난달 29일까지 오히려 주가가 각각 16.39%, 27.96% 떨어진 바 있다.
합병안 가결 이후 현재(7일)까지 제넥신과 툴젠의 주가는 각각 13.57%, 18.67%씩 하락한 상태다. 공교롭게도 지난 2일 신라젠 쇼크가 터지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과 겹친 것도 악재가 됐다.
제넥신의 주가는 합병안이 가결된 지난달 30일 5만 6000원에서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난 1일에는 5만 91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 2일 신라젠 쇼크 이후 3거래일 연속 급락해 지난 6일 4만 6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7일에는 전일 대비 3.43%(1600원) 반등하며 4만 84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툴젠은 합병안 가결 당시 6만원의 종가를 형성한 후 보합세를 유지하다 지난 2일 신라젠 쇼크 이후 급락해 지난 5일에는 전일 대비 14.84%(8000원) 떨어진 5만 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6일에는 전일 대비 6.34%(3200원) 하락한 4만 73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7일 3.17%(1500원) 상승하며 4만 8800원에 거래를 마친 상태다.
시장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툴제넥신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합병 반대매수청구권 접수 시기가 신라젠 사태의 영향을 받는 시기와 겹쳤다"며 "둘 중 한 곳이라도 반대매수청구권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인데 지금으로서는 합병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가 하락으로 인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 초과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양사 합병이 무산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주가가 낮다고 해서 반드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 초과할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제넥신은 이번에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툴젠과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 관계를 지속할 계획이다. 툴젠 역시 합병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은 국내 첫 대형 바이오텍 M&A 사례이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도 크다"며 "신라젠 쇼크로 인해 바이오 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 툴제넥신 합병까지 무산되면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