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거래 시작… 10년 뒤 보통주 전환오너일가 지주사 지분 확보 전망올리브네트웍스 분할 이은 승계구도
  • ▲ CJ THE CENTER. ⓒCJ
    ▲ CJ THE CENTER. ⓒCJ
    CJ주식회사가 처음 발행한 신형우선주가 최근 증시에 상장되면서 그룹의 경영 승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신형우선주 발행으로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지주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 부장의 지주사 지분율이 아직까지 적은 편이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 사업분할과 신형우선주 발행을 통해 승계 작업이 서서히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주식회사 신형우선주 422만6512주가 9일부터 일반 거래를 시작했다. 현재 CJ 신형우선주인 CJ4우(전환)은 13일 10시 기준 5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6만500원) 대비 14% 감소한 금액이다. 같은 시각 CJ 주가는 7만6000원으로 우선주 주가 보다 약 46% 높은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그룹 지주사인 CJ주식회사는 지난해 12월 모든 주식에 대해 주당 0.15주를 주식배당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후 CJ는 4월 말 신형 우선주 CJ4우 33만8864주를 발행했다. CJ4우는 우선주지만 10년 뒤에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신형우선주가 승계 작업과 관련해 주목받는 이유는 시세가 보통주보다 저렴해서다. 일반적으로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40~50% 할인돼 거래되기 때문에 CJ4우 역시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지주사 지분을 늘려야 하는 이 부장 입장에서 보통주보다 우선주를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부장이 시장에서 신형우선주를 매입해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하면 의결권 확보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가설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 부장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주사 지분을 늘리는 것이 필수다. 지주사 CJ는 CJ그룹 정점에서 80여개 계열사를 지배한다. 최대주주는 이재현 회장으로 지분 42.07%을 보유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7.4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윤태호·차주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우선주가 상장하면 10년 후에는 보통주로 전환된다"며 "보통주 대비 낮은 가격에 상장될 것으로 보여 이재현 회장은 신형우선주를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장내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우선주가 승계에 활용된 사례도 있다. 지난 2006년 유명 뷰티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장녀 A에게 신형우선주를 증여했다. A씨는 11년 뒤 이 신형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지주회사의 지분 2.93%를 확보했다.

    업계에선 이 부장의 지주사 지분율이 아직 적은 만큼, 승계와 연결 짓는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부장이 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로 첫 지주사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신형우선주 발행으로 지분을 유리한 방향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4월 이 부장이 지분 17.97%을 갖고 있던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정보기술(IT) 부문을 떼어내 지주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분할 및 편입 과정을 거치면 이 부장은 CJ 지분 2.8%를 확보하게 된다. 이 부장이 CJ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할 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의 외형 확장 이후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장남 이선호 부장의 지주사 지분이 2%대로 너무 적다"면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지분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인 만큼, 앞으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CJ그룹
    ▲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CJ그룹